바렌보임 내한공연 실망이 컸다
지난 10, 11, 12,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5일에는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가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막을 내렸다. "지휘자가 심술을 부리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14일 공연에서 바렌보임은 교향곡 2번 1악장을 지휘한 뒤 '덥다'며 무대에서 퇴장, 10여분간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공연장 온도는 섭씨 23도 정도였다. 이영진 음악평론가는 이에 대해 "온도가 문제였다면 공연 시작 전 조절했으면 될 일"이라며 "이런 건 한국 공연계 사상 초유의 일로, 한마디로 '거만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휘자의 태도만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의 연주 실력과 잇따른 실수는 최고 15만원에 이르는 티켓값을 들여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허탈하게 했다. 바렌보임이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와 함께 창설한 유스 오케스트라로, 실력보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이들이 주축이 돼 평화의 사운드를 연주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말했다. 장일범 음악평론가는 "오케스트라가 열정적이긴 했지만 5번 교향곡 4악장에서 현악과 관악이 맞지 않는 등 거친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며칠 만에 연주했다는 점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나마 3번 교향곡 '영웅'과 9번 교향곡 '합창' 연주 등이 거장의 이름값을 했다는 평가다. 기획사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14일 공연에서 2500여 객석의 100%, 10∼13일에는 90% 이상의 예매율을 보이며 높은 흥행 수익을 올렸다. 15일 임진각 공연도 1만여석 중 80% 이상이 판매됐다. 임진각 공연에서는 공연 시작 시간이 15분 정도 지연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