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7번 이해와 전악장 감상
학자들마다 발전부나 제시부의 위치, 코다의 위치에 관해 조금씩 해석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 악장은 소타나 형식으로 간주되고 있다. 말러의 음악이 아무리 진보적이어도 형식적인 면에서 그는 언제나 독일 음악의 모습을 버리지 않았으며, 동시에 개성적으로 이 형식들을 활용했다는 것을 이 연재를 통해서 쉽게 확인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악장도 마찬가지이다. 도입부는 테너 호른이 이끄는 아리오소로 시작된다. 도입부에 관해 말러는 '발정난 수탉처럼 으르렁거린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신비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으며 말러답게 장송 행진도 포함하고 있다. 발전부의 소재로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소재는 도입부 뒤에 등장하는 제1주제나 제2주제 외에도 제시부의 종결부를 들 수 있다. 도입부는 여러 가지로 이 악장을 지배한다. 제2주제를 살펴보면 둘째 마디 동기가 그대로 도입부의 아리오소 주제와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리듬 역시 도입부의 장송 행진을 활기 있게 변화시킨 것이다. 제2주제는 앞 주제와는 대조적으로 부드러우며 현에 의해 주 멜로디가 연주된다. 이 멜로디는 R. 쉬트라우스의 <짜르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1896년 작곡)의 한 멜로디와 몹시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 다음 제시부의 종결부는 도입부의 행진 주제를 이용해 시작된다. 학자에 따라서 발전부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 주제 그룹이 주 발전 소재로 사용된다. 도중에(번스타인의 DG 음반에서는 트랙 6) 2번 교향곡의 '원광(原光, Urlicht)' 주제가 등장하는 부분이 있는 것을 음감이 예민한 독자라면 느낄 것이다. 악기사용에서 많이 다르지만 재현부의 순서는 제시부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코다가 이어진다. 이 악장의 가장 이상한, 무언가 편안하지 않은 느낌을 주는 화성 중 하나가 제1주제에서 등장한다. 악보를 들여다보면 계속 4도 진행으로 이루어지고 잇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많은 학자들이 쇤베르크의 <실내 교향곡 1번> Op. 9가 1909년에 쓰여진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를 근거로 쇤베르크가 말러의 교향곡에 경도된 것은 당연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모습은 말러의 가장 현대적인 모습 중 하나인 것이다.
1악장 나 단조 4/4박자의 장중한 서주와 격렬한 마 단조. 2/2박자. 알레그로 콘 푸오코의 주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목관과 현이 새김질하는 장송 행진곡풍의 리듬 속에 호른이 잘 울리는 음으로 서주와 주제를 낸다. 말러는 이 첫머리의 부분을 '여기서 자연이 소리지른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선율을 다루어 나가고 크레센도로 약간 정점 비슷한 것을 쌓아 올린 뒤, 곡은 점점 고요해진다. 사라지는 듯한 순간, 알레그로의 주부가 돌연 격렬하게 시작된다. 그리고 이 주부는 소나타 형식에 따른다. 현이 새김질한 리듬 위에 호른과 첼로가 용장하게 제1주제를 똑똑하게 제시한다. 이 제1주제는 곡의 최후에, 즉 5악장의 코다에서도 나타나서 곡을 마무리하며 일관된 통일성이 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주제는 서주 속에서도 은은하게 암시되었던 것이다. 전개풍으로 이 주제가 다루어지고 말러의 색채적인 관현악법의 묘미가 펼쳐진 후 지금까지의 모난 느낌에서 둥글게 미끈한 새롭고 유화한 선율이 바이올린에서 나온다. 이것이 제2주제이다. 이것은 전개풍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힘찬 코데타로 이어진다. 제1주제가 또다시 등장하면 곡은 발전부로 들어간 것이 되는 셈이다. 발전부는 극적으로 장대하고 충실해서 그 위에 말러의 교묘한 관현악법을 남김없이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초의 잠시 동안은 제1주제를 다루지만, 그 다음 서주의 동기도 소재로서 이용한다. 지금까지의 격렬함 속에서 돌연 부드럽고 고요한 느낌으로 되고 바이올린을 제외하고 새로운 선율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실은 제1주제의 변형인 것이다. 계속해서 대위법적인 서법에 의하면서 제2주제가 전개된다. 여기에도 서주의 동기가 얽힌다. 오르간풍의 울림 속에 잉글리시 호른이 제1주제를 내어 이 대목부터 이따금 종교적인 기분으로 된다.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속도는 아다지오로 늦추어져 서주가 회상된다. 이리하여 서주부와 주부와의 사이에 유기적인 관계가 여기서 비로소 인식되게 된다. 제2주제도 별로 부자연스럽지 않고 거기에 용해된다. 제1주제를 암시하면서 크레센도해서 폭발 직전에 제1주제가 호른과 첼로로 떠오른다. 그리고 여기서 곡의 재현부가 시작된 셈이다. 재현부는 제시부가 반복되는 셈인데 제시부보다도 축제적이며 색채적이다. 제2주제가 재현된 다음에 코다는 주로 제1주제를 다루는데 서주나 제2주제의 동기도 등장시켜 화려한 제2발전부처럼 생각케 한다. 그리고 밝은 느낌으로 되어 장려한 가운데 이 악장은 끝난다.
2악장의 전체 구조는 대강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도입부-주부-트리오1-트리오 2-주부-트리오 1-도입부. 대칭의 간단한 구조로 보이지만 사실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며 간주부(intermezzo)가 트리오 1과 2 사이에, 트리오 2와 주부 사이에 끼여들며, 도입부 역시 악장의 시작과 마지막 외에도 트리오 2 중간에 삽입되어 있다. 주부에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으뜸조 전환이 이루어지며 데오도르 아도르노는 이런 계속되는 변조가 곡의 조성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이 곡을 진보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말러는 이 악장의 독특힌 분위기를 렘브란트의 그 유명한 <야경(夜警>(1642년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과 비교했다. 알폰스 디펜브로크는 "말러가 그 그림을 음악으로 묘사하려 했던 것은 아니며, 단지 비교를 위해 언급했을 뿐이다. 이것은 밤의 여행이다. 말러는 그 그림의 경비 그룹(렘브란트는 이 그림에 등장하는 민병대의 모든 인물에게 그림 갑을 받았다고 한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라고 전하고 있다. 2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다 장조 4/4박자. 이 악장은 개설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밤의 노래'라고 적혀 있으나 밤의 행진곡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곡의 형식은 A - B - A - C - A처럼 되어 있어 트리오를 두 개 가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앞에는 서주가 있다. 우선 2개의 호른만으로 곡이 시작된다. 이 호른의 대화는 듣는 이로 하여금 상쾌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조성이나 주법으로 명암의 대비감을 내고, 말하자면 흐리게 들리는 산울림의 느낌이 드는 것이다. 클라리넷, 오보에, 잉글리시 호른, 플루트, 바순, 바이올린 등의 순으로 악기를 가담시켜 전체 악기가 가담되는 데서 급격히 허물어지는 듯이 반음계적으로 하행한다. 이 하행이 끝나면 곡의 주부가 시작된다. 주부는 안단테 몰토 모데라토로 되고 첼로와 호른이 모방 대위법으로 행진곡풍의 밝은 주제를 낸다. 이 주제를 전체 관현악이 다룬 뒤, 이번에는 제1트리오로 들어가 첼로가 새롭고 폭넓은 주제를 낸다. 호른은 이것에 화음적인 반주로 끼어든다. 다시 웅성거리게 되고 어느새 제1부의 복귀로 되는 것이지만 여기서 가축들의 방울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호른에서 제1부의 주제가 나타나 저음현이 이것에 새로운 대위법으로 가담한다. 이어지는 제2트리오는 오보에의 애수적인 풍부한 표정의 선율이 시작된다. 이 선율도 서주에서 유래된 것이다. 바이올린의 독주가 애처롭게 들리지만 그것도 급속한 반음계적인 하강 악구에 의해 사라져 버린다. 그러자 이번에는 목관과 첼로의 독주로 자못 말러다운 아름다운 선율이 나타난다. 이어 제1부가 세 번째로 나타나고는 코다로 들어가서 두 개의 트리오의 주제를 화려하게 회상한 다음에 곡은 고요하게 끝난다. 첼로가 바이올린의 트릴 위에 높은 음의 여린 플래절렛 소리를 내어 이 악장을 마무리한 것이 인상적이다.
말러 교향곡 7번 3악장(아바도-루체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 말러의 [교향곡 7번]은 말러의 교향곡들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실상 이 곡을 들어보면 흥미진진한 소리로 가득한 음악적 만화경 같아서 그 다채로운 음향세계에 집중한다면 의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말러의 [교향곡 7번] 역시 [교향곡 5번]과 마찬가지로 어두운 분위기에서 빛나는 승리의 음악으로 마무리되는 5악장 구성의 교향곡이다. 그러나 광명이 찾아오는 시점은 조금 다르다. [교향곡 5번]에선 3악장을 전환점으로 하여 4·5악장에서 사랑과 기쁨에 찬 빛의 음악이 찾아오지만, [교향곡 7번]에선 마지막 5악장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결코 찬란한 광명의 음악을 들을 수 없다. 무려 네 악장에 걸쳐 어두운 밤의 음악이 흐르고 있는 탓에, 작곡가 자신이 표제를 붙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향곡 7번]은 종종 ‘밤의 노래’라 불리기도 한다. 이는 이 교향곡의 2악장과 4악장에 ‘Nachtmusik’(밤의 음악)라는 타이틀이 붙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5악장만큼은 밝고 찬란한 음악임에도 [교향곡 7번]을 ‘밤의 노래’라 부르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밤의 음악이 너무나 오래 계속되는데다 5악장의 찬란함이 너무나 갑작스러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3악장은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무시무시한 음악이다. 말러는 이 악장에서 19세기 비엔나를 상징하는 왈츠 리듬을 넣어 ‘죽음의 왈츠’라는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말러는 도입부에 ‘그림자처럼’(schattenhaft)이라는 지시를 써 넣었는데, 과연 첫 도입에서부터 그림자와 같이 불확실한 혼돈만이 있을 뿐 명확한 선율을 찾아낼 수가 없다. 여기저기서 멜로디의 파편과 날카로운 악센트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왔다가는 황급히 사라져버린다. 이는 마치 우리 눈앞에 어지럽게 출몰하는 유령의 그림자 같은 음악이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끊임없는 음의 연속, 탄식하는 듯한 목관의 선율, 여기저기에 악센트가 붙은 기괴한 왈츠가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모든 음악의 단편들을 조각조각 이어 붙인 몽타주 음악이 연주되면서 기괴한 악마의 춤은 막을 내린다.
4악장에서의 귓가를 강하게 자극하는 현의 날카로운 질감은 여기에 하나로 녹아드는 목관에 의해 어느순간 나른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내 무언가에 홀린듯한 밤의 노래를 평화롭고도 아늑하게 들려준다. 만돌린 역시 여느 연주에 비해서도 정겹게 들려와 기분좋은 느낌을 준다. 4악장의 '밤의 음악'에 관해서는 '작고 기묘한 한 작은 마을의 달빛이 비치는 광장에서의 달콤한 사랑의 노래, 신비한 속삭임, 분수의 찰랑거림, 보리수의 살랑거림으로 채워져 있다'고 표현합니다 7번 교향곡의 진보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Arnold Schoenberg를 사로잡은 것도 7번 교향곡이 가지고 있는 진보성 때문이었다. 장 마테르는 7번 교향곡이야말로 말러을 20세기의 작곡가로 간주하게 만드는 곡이라고 지적한 바 있고, Constantin Floros는 세 가지 면에서 이 곡이 진보적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1악장의 발전부의 조성이 너무 대담하게 전개되어 중심 조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둘째, 3악장 'Schattenhaft(그림자처럼)'은 말러의 몽타주 테크닉으로서 재료를 삽입하는 첫 모델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각 악장 속에서 한번 정도는 템포나 다이내믹이 급격하게 변화되는 부분이 있어 느슨해진다는 것이다. 비엔나 초연의 소개에서 리하르트 슈페흐트는 '밤의 음악'이라는 이 교향곡의 해석에 대해 몇 가지 정보를 남기고 있다. 그에 따르면 말러가 곡 전체나 각 악장의 구체적인 제목 붙이기를 꺼려한 까닭은 프로그램의 해석의 어떤 실마리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는 말러가 계속해서 자신의 음악이 R. 쉬트라우스의 음악처럼 '프로그램 뮤직'으로 간주되기를 몹시 꺼려했다는 것을 잘 설명한다. 그러나 프라하 초연 때 모인 말러의 지지자로부터 '밤의 산책(Nachtwanderung)'이라는 표제가 간간이 제시되었을 때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설명하는 것으로서 말러의 반반을 사지는 않았다. 이 제목은 첫 악종 혹은 곡 전체에 해당되었다. 슈페흐트는, 또 중간의 세 악장은 '밤의 목솔'로, 끝악장은 '아침으로'라고 불릴 수도 잇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표제가 이 곡을 '프로그램 뮤직'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말러도 각 악장에 대해 비슷한 은유를 자주 언급했다. 각 악장에 대한 슈페흐트의 묘사도 인상적이다. 그는 2악장 '밤의 음악'이 '오랫동안 잊혀졌던 행진 리듬과 곰곰이 생각하는 듯한 옛 노래에 맞추어 움직이는 유령 경비들의 행진'이라고 표현했으며, 4악장의 '밤의 음악'에 관해서는 '작고 기묘한 한 작은 마을의 달빛이 비치는 광장에서의 달콤한 사랑의 노래, 신비한 속삭임, 분수의 찰랑거림, 보리수의 살랑거림으로 채워져 있다'고 이야기했다. 4악장. 밤의 음악. 안단테 아모로소 Nachtmusik 2 (andante amoroso)
4악장의 Nachtmusic (밤의 음악) 이 유명하다
이 악장의 구조는 3부 구조를 변형시킨 것으로서 주부-발전부-트리오-재현부-코다 순서로 구분할 수 있다. 주부는 또 A-B-A1-C-A2의 론도식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리하르트 슈페흐트 같은 음악가는 A 주제를 후렴구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밤의 음악'은 첫 번째 '밤의 음악'과는 또 다르다. 첫 번째 '밤의 음악'이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다소 애매모호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이 악장은 '밤의 음악'이라는 타이틀 그대로 완전한 세레나데이기 때문이다. 단지 기타나 만돌린이 사용되기 때문은 아니며 악장 전에의 분위기가 그러하다. 말러는 이 분위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트럼펫, 트롬본, 튜바, 타악기 등의 무거운 악기를 제외시켰으며, 남은 관악기의 규모도 대폭 줄여서 사용했다. 이 악기 사용에 대해서는 쇤베르크가 유난히 인상이 깊었던지 말러에 대한 프라하에서의 강연(191년)에서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지적했다. 그는 기타의 사용이 "한가지 효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체 악장이 이 소리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쇤베르크의 1921년 작 세레나데 Op. 24에서도 이 곡과 마찬가지로 만돌린과 기타가 등장한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알마 말러는 이 곡에 대해 "찰랑거리는 분수, 독일 낭만주의인 아이헨도르프의 시적 감흥"을 이야기했는데, 콘스탄틴 플로로스는 "찰랑거리는 분수"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도 등장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갑자기 무언가 깨달아버린 도인 짜라투스트라가 들려주는 이야기인(조로아스터 敎의 변종?)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밤이라는 소재가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작품 중에 하나이고, 말러가 높이 평가한 책이기도 하다. 굳이 이 작품분만 아니라 다른 말러의 곡 해석에도 이 책은 종종 인용된다. 3번 교향곡 4악장의 가사가 이 책으로부터 인용되었다는 사실을 얼른 떠올리실 것이다. 콘스탄틴 플로로스가 언급하고 있는 구절을 여기에서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말러 7번(2)-하이팅크 Haitink(1992 Live) 베를린 필하모닉-‘밤의 노래’ Gustav Mahler Symphony
Gustav Mahler: Symphony No.7 in E minor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7번은 작곡가의 실험정신이 고도로 발휘된 창의와 경이의 세계이다. ‘밤의 노래’라는 부제로 흔히 불리는 이 곡은 기존 교향곡의 범주를 완전히 뛰어넘어, 20세기 빈Wien의 전위음악 그리고 이후의 포스트모더니즘 음악을 내다보는 선구적인 어법을 지닌다. 교향곡 3번에서 자신의 표현대로 ‘모든 기술적인 수단을 강구하여 세계를 이룬’ 말러는 7번째 교향곡에서 또 한번 세계를 품은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곡은 다소 난해한 곡상과 독립적인 악장 구성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오해를 받았다. 소위 ‘문제아’ 내지는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 말러의 아내 알마는 “초연 때 이 곡을 이해하는 자가 거의 없었다”라고 증언했으며, 당대의 비평가들은 ‘뻔뻔스러운 효과로 분칠한 작품’ ‘무능하고 피상적인 괴물’ 등 온갖 악평을 늘어놓았다. 어디 그뿐인가? 말러에 호의적이었던 음악철학자 테오도어 아도르노조차 이 작품의 속성을 “화려한 외형과 궁핍한 내부 사이에서의 치명적인 불균형”이라 정의했다. 말러 작품을 일찍이 대중에게 알렸던 애제자 브루노 발터는 7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이 곡의 리허설을 지켜봤던 지휘자 오토 클렘페러는 곡상을 이해하지 못한 수수께끼 같은 녹음을 남길 뿐이었다.
하지만 레너드 번스타인이 1965년 뉴욕필과 함께 선구적인 녹음을 남긴 이래 이 작품은 그 명성이 점점 높아만 가고 있다. 번스타인이 자극적인 사운드와 열렬한 기세로 곡의 난해함을 돌파했다면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작품의 치밀한 대위법과 섬세한 음색에 집중하는 해석으로 말러 7번 녹음 역사에 하나의 획을 그었다. 그리고 인발, 길렌, 샤이, 틸슨-토머스 등의 호연이 이어지면서 말러 애호가들은 이 작품의 매력에 점점 빠져드는 추세이다. “교향곡 7번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창작되었고 멋지게 들릴 것이 확실하다”는 말러의 말이 그 진가를 발휘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말러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까닭을 대개의 평자들과 청중들은 세기말적인 현상이라고 말씀들 하시지만 곡 자체의 선호를 제외한다면 녹음 기술의 발전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SP 시절의 말러는 1,2,4,9 대지의 노래 정도였고, 9번은 20여장에 달할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이 것이 LP로 바뀌면서 절반 이하의 양으로 줄게 되고 CD로 변화하면서는 더욱 작은 양 (그래도 7번은 1장에 안 담깁니다)이 되며 컴퓨터와 MP의 혜택을 받으면 끊기지 않고 5곡을 연달아 들을 수 있습니다. 결국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연주가 안 되고 듣는 사람이 없다면 그 곡은 빛을 발 할 수 없고, 시대와 녹음 기술의 발전에 따른 말러의 곡들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제1악장 느리게 Langsam (Adagio)-allegro 학자들마다 발전부나 제시부의 위치, 코다의 위치에 관해 조금씩 해석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 악장은 소타나 형식으로 간주되고 있다. 말러의 음악이 아무리 진보적이어도 형식적인 면에서 그는 언제나 독일 음악의 모습을 버리지 않았으며, 동시에 개성적으로 이 형식들을 활용했다는 것을 이 연재를 통해서 쉽게 확인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악장도 마찬가지이다. 도입부는 테너 호른이 이끄는 아리오소로 시작된다. 도입부에 관해 말러는 '발정난 수탉처럼 으르렁거린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신비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으며 말러답게 장송 행진도 포함하고 있다. 발전부의 소재로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소재는 도입부 뒤에 등장하는 제1주제나 제2주제 외에도 제시부의 종결부를 들 수 있다. 도입부는 여러 가지로 이 악장을 지배한다. 제2주제를 살펴보면 둘째 마디 동기가 그대로 도입부의 아리오소 주제와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리듬 역시 도입부의 장송 행진을 활기 있게 변화시킨 것이다. 제2주제는 앞 주제와는 대조적으로 부드러우며 현에 의해 주 멜로디가 연주된다. 이 멜로디는 R. 쉬트라우스의 <짜르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1896년 작곡)의 한 멜로디와 몹시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 다음 제시부의 종결부는 도입부의 행진 주제를 이용해 시작된다. 학자에 따라서 발전부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 주제 그룹이 주 발전 소재로 사용된다. 도중에(번스타인의 DG 음반에서는 트랙 6) 2번 교향곡의 '원광(原光, Urlicht)' 주제가 등장하는 부분이 있는 것을 음감이 예민한 독자라면 느낄 것이다. 악기사용에서 많이 다르지만 재현부의 순서는 제시부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코다가 이어진다. 이 악장의 가장 이상한, 무언가 편안하지 않은 느낌을 주는 화성 중 하나가 제1주제에서 등장한다. 악보를 들여다보면 계속 4도 진행으로 이루어지고 잇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많은 학자들이 쇤베르크의 <실내 교향곡 1번> Op. 9가 1909년에 쓰여진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를 근거로 쇤베르크가 말러의 교향곡에 경도된 것은 당연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모습은 말러의 가장 현대적인 모습 중 하나인 것이다. 2악장. 밤의 음악. 알레그로 모데라토 Nachtmuisik 1 (allegro modrato) 2악장의 전체 구조는 대강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도입부-주부-트리오1-트리오 2-주부-트리오 1-도입부. 대칭의 간단한 구조로 보이지만 사실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며 간주부(intermezzo)가 트리오 1과 2 사이에, 트리오 2와 주부 사이에 끼여들며, 도입부 역시 악장의 시작과 마지막 외에도 트리오 2 중간에 삽입되어 있다. 주부에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으뜸조 전환이 이루어지며 데오도르 아도르노는 이런 계속되는 변조가 곡의 조성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이 곡을 진보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말러는 이 악장의 독특힌 분위기를 렘브란트의 그 유명한 <야경(夜警>(1642년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과 비교했다. 알폰스 디펜브로크는 "말러가 그 그림을 음악으로 묘사하려 했던 것은 아니며, 단지 비교를 위해 언급했을 뿐이다. 이것은 밤의 여행이다. 말러는 그 그림의 경비 그룹(렘브란트는 이 그림에 등장하는 민병대의 모든 인물에게 그림 갑을 받았다고 한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라고 전하고 있다. 3악장. 스케르쪼. 그림자처럼 Scherzo 이 스케르쪼의 구조는 주부-트리오-주부-몽타주-코다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 스케르쪼의 무시무시한 소동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주목을 하고 있어, 알폰스 디펜브로크와 장마테르는 종류의 괴물들이 웃고 비명을 지른다고 표현했고, 페르디난트 라이틀러는 다섯 악장 중에서 이 악장이 가장 독창적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스케르쪼에 빈번히 등장하는 글리산도가 이런 섬뜩한 느낌을 가지도록 하는데 한몫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의 무곡'으로 불리는 스케르쪼와 부드러운 트리오는 완전히 대비된다 카를 바이글이 "지속적이고 끊임없이 달아나고 질주하고 쫓아가는 부분들이 활기찬 무곡 리듬과 부드럽고 꿈결같은 멜로디(트리오)에 의해 중단된다"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이다. 주부를 구성하고 있는 소재들 중에서는 왈츠도 있다. 이 왈츠 역시 2악장의 소재와 마찬가지로 으뜸조로 전조된다. 재현부라고 부를 수도 있을 마지막 부분에서 말러가 몽타주하고 있는 곳을 트리오의 멜로디와 바로 이 왈츠이다. 이 두 주제는 변형되고 서로 결합하여 등장하게 된다. 이어지는 코다에서는 주부의 첫 동기와 으뜸 전조의 왈츠가 이용되어 점점 짧아지면서(세 마디에서 두 마디로, 한 마디로, 2분음 길이로) 끝난다. '그림자처럼(혹은 그림자가 진)'이라고 붙은 이 악장의, 때로는 가볍기도 하면서도 폭력이 얼룩진 분위기에 대해서 콘스탄틴 플로로스는 R. 쉬트라우스의 <틸 오일리겐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에 비교하기도 하고, 앙리 루이 드 라 그랑쥬는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중 '마녀들의 연회'에 비교하기도 한다. 악장의 제목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설명보다는 이런 비교를 언급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말러가 구체적으로 남긴 것도 없거니와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해석은, 말러가 그토록 싫어했던 프로그램의 오해만을 남길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4악장. 밤의 음악. 안단테 아모로소 Nachtmusik 2 (andante amoroso) 이 악장의 구조는 3부 구조를 변형시킨 것으로서 주부-발전부-트리오-재현부-코다 순서로 구분할 수 있다. 주부는 또 A-B-A1-C-A2의 론도식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리하르트 슈페흐트 같은 음악가는 A 주제를 후렴구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밤의 음악'은 첫 번째 '밤의 음악'과는 또 다르다. 첫 번째 '밤의 음악'이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다소 애매모호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이 악장은 '밤의 음악'이라는 타이틀 그대로 완전한 세레나데이기 때문이다. 단지 기타나 만돌린이 사용되기 때문은 아니며 악장 전에의 분위기가 그러하다. 말러는 이 분위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트럼펫, 트롬본, 튜바, 타악기 등의 무거운 악기를 제외시켰으며, 남은 관악기의 규모도 대폭 줄여서 사용했다. 이 악기 사용에 대해서는 쇤베르크가 유난히 인상이 깊었던지 말러에 대한 프라하에서의 강연(191년)에서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지적했다. 그는 기타의 사용이 "한가지 효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체 악장이 이 소리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쇤베르크의 1921년 작 세레나데 Op. 24에서도 이 곡과 마찬가지로 만돌린과 기타가 등장한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알마 말러는 이 곡에 대해 "찰랑거리는 분수, 독일 낭만주의인 아이헨도르프의 시적 감흥"을 이야기했는데, 콘스탄틴 플로로스는 "찰랑거리는 분수"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도 등장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갑자기 무언가 깨달아버린 도인 짜라투스트라가 들려주는 이야기인(조로아스터 敎의 변종?)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밤이라는 소재가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작품 중에 하나이고, 말러가 높이 평가한 책이기도 하다. 굳이 이 작품분만 아니라 다른 말러의 곡 해석에도 이 책은 종종 인용된다. 3번 교향곡 4악장의 가사가 이 책으로부터 인용되었다는 사실을 얼른 떠올리실 것이다. 콘스탄틴 플로로스가 언급하고 있는 구절을 여기에서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5악장. 론도-피날레 Rondo finale 7번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은 늘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이 악장이 너무 앞의 악장들과 동떨어져 잇기 때문이다. 계속 애매모호(曖昧模糊)하거나 밤의 분위기가 계속 되다가 논리 없이, 중간 단계도 없이 요란한 팡파르가 이 악장에서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초기 말러를 좋아한 학자들은 이 악장의 긍정적인 면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아도르노 이후의 해석가들은 주로 이 악장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 이 악장은 연극적, 완고한 온음계, 이런 푸른 하늘은 축제 목장 근처에나 있는 것."(아도르노), "과시하는, 세기 전환 스타일의, 기묘한 오케스트라 효과의 질 나쁜 농담이다."(카를 슈만), "심하게 문제가 될 만한 교향적 개념의 오점(汚點)"(한스-클라우스 융하인리히), "이 악장의 리토르넬로는 SF 영화의 음악에나 어울리는 주제" (유윤종) 이 동네북의 구조는 론도인데, 론도 주제는 여러 가지로 변형되어 가면서 8번이나 등장한다. 이 리토르넬로(주로 바로크에서 사용되는 후렴구. 여기서는 론도 주제)가 여러 소재와 섞여(크게는 두 개의 대주제를 들 수 잇다) 워낙 자주 등장하다 보니 전개가 발전적이라기 보다는 연속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요란스럽게 등장하는 리토르넬로는 듣는 것도 재미있지만 보는 것도 재미있다. 첫 팀파니 도입부에서 트레몰로로 한 박자씩 반복해서 두드리는 낮은 A 음과 G음은 상당히 동떨어진 거리의 두 팀파니를 사용하기 때문에(한 조의 팀파니에서 거의 양 쪽 끝에 위치하는 두 팀파니), 이 두 음을 빠르게 오가기 위해 팀파니스트는 허리를 재빠르게 한 박자 씩 반복해서 약 70도 가량 꺾어야 하는 노동이 필요하다. 아마 허리가 약한 팀파니스트는 연주를 못할 것이다. 말러는 마지막 악장을 '세계는 나의 것'이라는 개요를 가지고 설명했고, 에밀 구트만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작품을 '우선 쾌활한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이 악장의 마지막에서는 카우벨을 비롯한 종소리들이 반복해 사용되며, 이 종소리를 플로로스는 말러가 영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말러는 아마도 5번 교향곡에 이어 또 다른 밝은 승리의 결론을 내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단지 논리의 대명사인 5번 교향곡에 비해 구조적인 설득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일찍이 한스 페르디난트 라이틀리히는 순수하게 기악곡으로 작곡된 말러의 중기 세 교향곡이 가지고 있는 유사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유사함이 '정신적'이나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것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6번과 7번 교향곡은 몇 가지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잇"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방울'의 사용과, 무엇보다 6번 교향곡에서 지적한 바 있는 '장단조 리듬'이다. 말하자면 한 장조가 즉시 으뜸조(같은 으뜸음을 가진 단조)로 이어지는 부분이 종종 등장한다는 것이다. 브람스도 이런 수법을 흔히 사용하였고, 누구보다 슈베르트가 중간부나 코다에서 이런 방법을 자주 사용하였지만, 말러의 경우는 짧은 프레이즈 내에서 변화하는 바람에 그 프레이즈가 장조인지 단조인지 애매 모호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중기의 세 곡은 각자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 이 정도의 구분으로 두 곡을 비교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피상적인 것이다. 작품 배경 및 개요 7번 교향곡에서 가장 먼저 작곡된 부분은 교향곡의 'Nachtmusik(밤의 노래)'라고 불리는 2,4 악장으로서, 1904년 여름 6번 교향곡이 작곡되고 있던 도중에 함께 작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스로 '여름 휴가 작곡가'라고 부른 만큼 유일하게 휴가 기간에만 작곡에 전념할 수 있었던 말러였던 지라, 짧은 시간동안 작곡에 무리할 정도로 집중해야만 하는 그로서는 악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만큼 고통스러운 순간도 없었다. 1904년의 여름에도 그는 악보와 투쟁을 벌이다가 결국은 마이에르니아를 떠나 토블라흐로부터 남 티롤 지방을 여행하게 되었다. 두 '밤의 음악' 주제는 이 여행의 미주리나 호수 부근에서 구상되었다고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1905년의 여름에도 작곡이 순조롭게만 진행되지는 않았다. 동떨어져 작곡된 개성이 강한 두 악장에 연결될 다른 악장들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러는 또 남 티롤로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늘 운이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편두통(신경질적인 사람이라면 늘 가지고 있는)과 묵고있는 여관의 지독한 소음에 시달리느라고 작곡에 몰두할 수가 없었다. 이후에 백암지역(the Dolomites)에서도 이 주일정도 지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은 그 다음에 찾아왔다. 1905년 6월 Alma마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말러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호수를 건너는 배를 타고 첫 노를 젖는 순간 첫 악장의 도입부 악상이 폭포와 같이 쏟아졌고 4주 후 1,3,5 악장이 모두 완성되었다고 산다. 첫 악장에는 '마이에르니히, 1905년 8월 15일'이라는 날짜가 쓰여 있는데, 바로 그 날 말러는 친구인 귀도 아틀러에게 곡의 완성을 알렸다. 인용하여 "Septima meq finite est. Credo hoc opus fauste natumet bene gestum." 워낙 유식한 말러와 그의 친구들의 언어인 이 라틴어의 해석은 " 내 7번이 완성되었다. 이 작품이 행복하게 태어났고 괜찮은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나는 믿는다." 곡의 해석 - 밤의 음악 7번 교향곡의 진보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Arnold Schoenberg를 사로잡은 것도 7번 교향곡이 가지고 있는 진보성 때문이었다. 장 마테르는 7번 교향곡이야말로 말러을 20세기의 작곡가로 간주하게 만드는 곡이라고 지적한 바 있고, Constantin Floros는 세 가지 면에서 이 곡이 진보적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1악장의 발전부의 조성이 너무 대담하게 전개되어 중심 조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둘째, 3악장 'Schattenhaft(그림자처럼)'은 말러의 몽타주 테크닉으로서 재료를 삽입하는 첫 모델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각 악장 속에서 한번 정도는 템포나 다이내믹이 급격하게 변화되는 부분이 있어 느슨해진다는 것이다. 비엔나 초연의 소개에서 리하르트 슈페흐트는 '밤의 음악'이라는 이 교향곡의 해석에 대해 몇 가지 정보를 남기고 있다. 그에 따르면 말러가 곡 전체나 각 악장의 구체적인 제목 붙이기를 꺼려한 까닭은 프로그램의 해석의 어떤 실마리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는 말러가 계속해서 자신의 음악이 R. 쉬트라우스의 음악처럼 '프로그램 뮤직'으로 간주되기를 몹시 꺼려했다는 것을 잘 설명한다. 그러나 프라하 초연 때 모인 말러의 지지자로부터 '밤의 산책(Nachtwanderung)'이라는 표제가 간간이 제시되었을 때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설명하는 것으로서 말러의 반반을 사지는 않았다. 이 제목은 첫 악종 혹은 곡 전체에 해당되었다. 슈페흐트는, 또 중간의 세 악장은 '밤의 목솔'로, 끝악장은 '아침으로'라고 불릴 수도 잇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표제가 이 곡을 '프로그램 뮤직'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말러도 각 악장에 대해 비슷한 은유를 자주 언급했다. 각 악장에 대한 슈페흐트의 묘사도 인상적이다. 그는 2악장 '밤의 음악'이 '오랫동안 잊혀졌던 행진 리듬과 곰곰이 생각하는 듯한 옛 노래에 맞추어 움직이는 유령 경비들의 행진'이라고 표현했으며, 4악장의 '밤의 음악'에 관해서는 '작고 기묘한 한 작은 마을의 달빛이 비치는 광장에서의 달콤한 사랑의 노래, 신비한 속삭임, 분수의 찰랑거림, 보리수의 살랑거림으로 채워져 있다'고 이야기했다.
![]() 말러의 일곱번째 교향곡은 작품의 2, 4악장에 붙여진 "밤의 노래"라는 별칭을 그대로 부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 작품의 4악장까지는 그 부제가 상당히 그럴싸하게 느껴집니다. "밤"이라는 단어와 그것이 가리키는 실체는 인간에게 있어서 매우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의미로 다가오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밤"의 특성을 잘 전달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둠에 대해서는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고, 고요하기 짝이 없는 적막한 밤을 홀로 보내게 될 때는 고독함이나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기도 하죠. 때로는 은은한 달빛이 함께하는 밤의 풍경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찾아낼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밤이라는 시간은 휴식과 수면을 통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처음 이 작품을 듣게 되면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말러의 다른 교향곡들과는 달리, 이 작품에는 일관성있게 제시되는 '줄거리'가 없습니다. 작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몽환적인 느낌의 "밤"의 이미지들 뿐이고, 그들 상호간에는 어떠한 논리적 유기성이나 원인관계같은 것이 전혀 발견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순수 이미지 위주의 음악적 화법은 작품 발표 당시부터 많은 평론가들이 이 작품을 매우 진보적이라고 평가하게 만든 원동력입니다. 몽환적 이미지의 무차별적 나열에 뒤이어 갑작스럽게 터져나오는 5악장 도입부의 팡파르는 실로 쌩뚱맞기 그지없습니다. 물론 활기에 가득찬 밤의 모습을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그전 악장까지 제시되고 있던 이미지들과 5악장에서 제공되는 이미지 사이의 간격은 너무 넓습니다 이와 같이 다채롭고도 무질서한 "밤의 노래"와 가장 궁합이 맞는 지휘자를 꼽으라면,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거론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전에 소개드렸던 베를린 필과의 1번 녹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바도는 말러 교향곡들 속에 내포된 추상적 이미지 하나 하나를 매우 세심한 부분에까지 그러면서도 무리하는 기색없이 상큼하게 묘사해냅니다. 그러한 그의 놀라운 지휘력은 7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Gustav Mahler: Symphony No.7 in E minor 말러 7번-Bernstein/NYP (1986Live) -Gustav Mahler: Symphony No.7 in E minor 7번 교향곡에서 가장 먼저 작곡된 부분은 교향곡의 'Nachtmusik(밤의 노래)' 결정적인 순간은 그 다음에 찾아왔다.
Gustav Mahler: Symphony No.7 in E min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