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노래가 뭐이래"..'명태'와 오현명
이거 노래가 뭐이래"..'명태'와 오현명
유고 자서전 '다시 부르고 싶은 노래' 출간
지난 24일 85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故) 오현명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행복한 성악가였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확실히 각인시킨 가곡은 변훈의 '명태'다. 재치를 한껏 드러내며 가곡의 새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명태'하면 오현명, 오현명 하면 '명태'일 정도로 오현명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지만 오현명은 '명태'를 처음 접했을 때 노래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음악문화재단 펴냄)에서는 '명태'와 오현명의 인연이 상세히 설명돼 있다. 연락장교로 복무하고 있던 변훈이 찾아온다. 바로 '명태'가 들어있었다. 노래가 이래?'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노래의 멜로디 같지도 않은 멜로디가 그 가사와 함께 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흥얼거리게 되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정겹게 느껴지게 되었다" 했던 부산의 한 극장에서 열린 '한국 가곡의 밤'에서 '명태'를 처음 불렀다고 회고했다. 계기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있는 한국적인 익살과 한숨 섞인 자조와 재치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며 "명태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냄새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그런 곡이다. 그 곡에서는 젊지만 전쟁의 소용돌이에 갇혀 자유로울 수 없는 영혼들의 자조 섞인 신세를 명태에 비유한 한탄조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창회를 연 그는 "그 이전까지 독창회라고 하면 레퍼토리의 거의 전부를 외국 가곡이 차지했었다. 물론 나도 그런 통속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그게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막말로 하자면 상대 여자의 성격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내 심장을 찔렀던 것이다" 건강이 회복되면 독창회를 하겠다는 희망으로 2007년 4월 준비한 것들입니다. 그때의 희망은 그 사이에 '디미누엔도(점점 여리게)' 일변도의 진행을 해왔지만 다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욕구는 꺼질 줄을 모릅니다" 이야기 뿐 아니라 우리 가곡과 오페라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생생한 사진과 함께 수록됐다. 27일 장례식에서는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피아니스트 정진우가 조사를 읽고, 제자들이 조가를 부른다. |
명 태
양명문 시/ 변 훈 곡/ 노래 오현명 감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며 춤추며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소주를 마실 때 카!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짝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라고 하하하 쯔쯔쯔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가난한 시인의소주 안주가 되어도 좋다는 그 노랫말도 멋있고 오현명님의 바리톤 음성도 멋있어서 좋하하던 가곡이다.
이제 고인이 되신 오현명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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