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안나 2007. 9. 6. 16:39

        지하철에서 내려

        친절한 에스카레이터 비켜놓고

        무뚝뚝한 계단을 오른다 .

        기계적으로 카드를 탈출구에 밀착시켜

        허락을 받고

        뒤숭숭한 꿈속같은 지하철을 빠져 나온다.

        천천히 계단을 오르며 기대해 본다

        환상의 남빛 그 하늘 일까

        무겁게 계단을 끝내는 순간

        잿빛이다.

        불광천엔

        빗방울이 떨어져 수많은 별이되고

        바람은 적당히 불고

        옆구리엔 마운틴 오딧세이

        이어폰에선 첼로가 스산하게 흘러 나온다

 

        짐짓 여유로운 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