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정기연주회(세종문화회관)
라흐마니노프
프로그램
보로딘,'포로베치아인의 춤'(오페라 <이고르 공> 중)
라흐마니노프,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작품 18
무소르그스키,<전람회의 그림>
ㅣ프로그램 노트 ㅣ
보로딘:오페라 <이고르 공> 중 '폴로베츠인들의 춤' <연주 시간:약 13분>
오페라의 소재인 '이고르 공'은 러시아 역사 속의 영웅으로,12세기 키예프 공국 분열 시대에 남서의 초원지대에 나타난 유목민족과 맞서 싸운 인물이다.
12세기말 경에 <이고르 공 원정담> 으로 정리,보로딘의 오페라는 이 서사시를 토대로 한 것으로, '웅장한 내용,
국민주의,풍부한 변화,정열적, 극적, 동양적 요소들' 이 한 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작품 18 <연주 시간: 약 35분>
라흐마니노프는 다양한 장르에 작품들을 남겼지만, 그의 진가가 최고조로 발휘된 장르는 역시 피아노
음악이라는데 그가 탁월한 피아니스트였기에 악기가 지닌 가능성을 극대화한 음악들을 작고할 수 있었던 것이다.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그 중에서도 지명도와 인기 양면에서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제1악장은 마치 절망의 심연으로부터 서서히 떠오르는 듯이 시작되어,무겁고 두터운 어둠의 장막을
헤치고 한 걸음,두 걸음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며 점차 열기를 더해가는 투쟁을 연상시킨다. 그 투쟁은
끈질기고도 장엄하다.
제2악장에서는 탄식과 고뇌,그리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다. 그 지독한 서정성! 애절하면서도 감미롭고,화려하면서도 진솔하다.
제3악장은 춤곡이자 행진고, 역동적인 리듬과 정열적인 발걸음으로 마침내 광명과 승리를 쟁취해내고야 만다. '고난을 헤치고 환희로'!
무소르그스키/라벨:모음곡 "전람회의 그림" <연주 시간:약 30분>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 중에서 가장 번뜩이는 천재성과 광기를 분출했던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그의 친구중에 빅토르 하르트만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하르트만은 당대의 급진적인 건축가로서 음악을 좋아했고 미술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불행이도 1837년 불과 3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그 이듬해 봄에 고인이 남긴 각종 디자인 스케치와 수채화 등을 모은 전람회가 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되었고, 그 전람회에 참석햇던 무소르그스키는 친구의 그림들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을 작곡했다.
<전람회의 그림> 은 모두 10개의 소품으로 이루어져 있고,그 사이사이에 '프롬나드(Promenade/산책,만보)' 라는 제목의 짤막한 간주곡들이 삽입되어 있다. 이 '프롬나드'들은 공히 러시아 민속음악의 특색을 지닌 일정한 선율에 기초하고 있지만, 매번 각기 다른 템포와 리듬, 음색으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이에 대해 '5인조' 의 이론적 지도자였던 스타소프는 "작곡자는 때로는 서성대고, 때로는 발걸음을 빨리해서 그림 가까이 가고,대로는 유쾌한 발걸음을 늦추어 고인이 된 친구를 추모한다." 라고 풀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