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자화상(自畵像)

하늘은 높고 바람이 서늘하여...

마리안나 2007. 10. 17. 17:04

... 그리하여

양재천에 불려 갔더니

 

여기 저기 반가운 몸짓들

억새가 배실배실 말 걸어도

갈대가 목 꺽어가며 말 붙여도

개여뀌가 핑크빛 웃음으로 맘 녹여도

왜가리가 멍한 눈으로 인사해도

들국화가 무더기로 향수를 뿜으며 유혹해도

눈으로만 꿈적 인사하고

입 꼭 다물고 지나 왔다. 

 

그저 입 꾹 다물고 지나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