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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했던 천재 / 글렌 굴드

마리안나 2010. 3. 16. 10:20
고독했던 천재 / 글렌 굴드

1955년 굴드는 CBS 레코드와 계약하여 6일 26일부터 일주일 걸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녹음을 진행했다. 당시 뉴욕 스튜디오에 나타난 굴드의 모습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이미 대부분의 유명하거나 괴팍한 연주자들을 만나보았기 때문에 웬만한 일로는 놀라지 않는 CBS 레코딩 스탭들마저도 아연실색했다.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하는 뉴욕의 6월에 코트를 입고 머플러를 두르고 베레모를 쓰고 그것도 모자라서 장갑을 낀 채 굴드는 등장했다. 뉴욕의 물은 마실게 못 된다고 하여 두 병의 물도 준비하고 약병 다섯 개를 지참했으며 그 유명한 <굴드의 의자>도 가지고 왔다.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두 팔을 20분 간 더운물에 담갔다가 역시 직접 가져온 커다란 수건에 손을 닦았다.

 

이때의 연주 풍경은 연속 사진으로 발표되어 사람들의 화제가 되었다. 굴드는 황홀경에 빠져 눈을 감거나 흥분하여 입을 뻐끔거리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렸다 젖혔다 하면서 그야말로 <미친 짓>이라고 할 만한 연주 모습을 보여주었다. 팔꿈치를 내려뜨리고 손바닥을 건반에 붙을 정도로 밀착시킨 그의 연주 방식은 피아노 교사라면 분통을 터뜨릴 만한 자세였다. 게다가 CBS의 엔지니어들은 그의 허밍 소리를 흡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마이크 세팅에 고심해야만 했다.

 

바로 이러한 측면들로 인해 굴드는 관심과 동시에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세인들은 굴드의 연주 자체보다도 그의 기행에 더욱 관심을 두었고 굴드는 어쩌면 자신의 <순수한 선택> 때문에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던 사람이이기도 하다. 굴드는 그의 기벽으로 인해 고독했다.

 

조희창 著 '전설 속의 거장' 중에서

 

 Glenn Gould (1932~1982)

 

 관습과 규범의 틀을 과감히 파괴했던 혁명가 글렌 굴드

 

Glenn Gould - Bach; Goldberg Variations (1981)

 

 

 Glenn Gould - 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 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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