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편안하신지요 매일 문학관 대문을 들어서며 당신을 뵈온듯 인사를 여쭙니다. 편안하신지요. 님 잘 도착하셨습니까 . 그 길도 생전에 걷던 길만큼 고독하고 험하진 않으셨는지... 가슴에 묻어 두었던 그리운 분들의 얼굴은 알아보시겠던가요. 주변에 누군가를 여의였을 때 그 당시 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빈 자리가 .. 밥상/자화상(自畵像) 2008.06.23
감성의 나이테 감성이나 감정의 나이도 육체의 나이에 맞춰 무뎌지고 늙어갔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마흔여덟엔 학교다니는 게 큰 벼슬인양 짜증내는 자식들 투정 받아낼 만큼만 이르면 아들 군대 보내면서 눈물 흘리는 정도 성숙해가는 딸 밤길 걱정하는 정도 가장노릇 할 만큼 한 남편 지치고 힘들어 하는 모습보.. 밥상/자화상(自畵像) 2008.06.18
쪽파를 까면서... 쪽파 겉잎을 벗겨내며 눈물도 줄줄 콧물도 줄줄 파도 맵고, 나도 맵고 쪽파 두단에 눈물 한 두루말이 파가 너무 싸서 울고 그렇게 싼 파가 너무 싱싱해서 울고 핑계삼아 실컷 울고 나니 눈도 맘도 아릿하다. 머리속을 꽁꽁 묶고 있던 미련과 미움이 눈물과 함께 풀어져 나간듯 답답.. 밥상/자화상(自畵像) 2008.04.09
3월 어느날... 에델바이스는 옷장 안에서 지고 목련은 담장 밖에서 부풀어 오르다. 그렇게 화려했던 겨울을 개켜 넣고 나른한 봄을 꺼내 놓았다. 밥상/자화상(自畵像) 2008.03.22
초인적인 힘, 뭔가에 씌:다 , 들리다 ... 틈나는 대로 들어가는 클래식 음악방 "디카 갤러리"에 가끔 산행 사진을 올리면 큰 체구도 아닌데 어디서 힘이 나느냐, 무섭지 않느냐는 꼬리글이 달린다. 글쎄... 어떤날은 처음부터 어지럼증을 느끼면서 시작했어도 몇시간 걷고 내려오면 말짱한 날이 있다. 작가 <박경리>님 처럼 '신들림',뭔가에.. 밥상/자화상(自畵像) 2008.01.29
아름다운 모습 때를 알고 떠나는 뒷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은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늦은 공연을 보고 나설 때 갑자기 내리는 빗속 저편에서 커다란 우산을 들고 서성이는 그를 보았을 때 빗방울이 아니었다면 눈물을 들킬 뻔 했습니다 아름다운 아리아보다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어.. 밥상/자화상(自畵像) 2007.12.11
[스크랩] 샘의 넋 수초로 뒤덮인 논 귀퉁이의 왜가리 알 만한 웅덩이 개구리가 살고 물방개가 살고 벙어리 농부와 귀머거리 암소의 넋이 녹아있는 샘 할아버지, 할머니 두 손 오그려 생명을 떠 마시고 역사를 잉태했던 이제 세월로 메워진 그위로 물뱀 한 마리 바람인듯 스쳐간다 학여울 가까이로 출퇴근 하게 되면서 탄.. 밥상/자화상(自畵像) 2007.12.03
11월 다시 찾은 양재천 메마른 바람이 갈대의 등을 떠밀고 가을과 겨울이 자리바꿈 하느라 분주했다. 여린 줄기를 타고 올라오던 따스한 봄기운을 빳빳한 잎으로 느꼈던 짜릿한 여름날의 기억들을 이젠 떨쳐 버려야 한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 몸만 휘청 허청 휘둘리고 비틀린다. 자리 비우기, 흔적 없.. 밥상/자화상(自畵像) 2007.11.21
다시 초겨울... 그제는 낙엽을 밟고 어제는 얼음을 타고 오늘은 눈을 밟으며 길을 나섰다. 전엔 계절이, 방송을 타고 오는 줄 알았는데 이젠 발끝에서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밥상/자화상(自畵像) 2007.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