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자화상(自畵像)

아름다운 모습

마리안나 2007. 12. 11. 14:09

때를 알고 떠나는 뒷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은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늦은 공연을 보고 나설 때

갑자기 내리는 빗속 저편에서

커다란 우산을 들고 서성이는 그를 보았을 때

빗방울이 아니었다면 눈물을 들킬 뻔 했습니다

아름다운 아리아보다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어깨에 배낭의 무게가 느껴지고

등산화에 피로가 몰려들때

등산로가 끝나는 저쪽에서 기웃기웃

길게 늘인 그의 몸짓은

내려온 산만큼이나 크고

캐시미어 목도리 만큼이나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분주함 속에서 기다리는 사람의 모습이

말끔한 모습으로 떠나가는 뒷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건

 

설레이는 마음과

모든것 받아 안을 가슴과

반갑게 잡아 줄 따뜻한 손이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머리속 뒤지지 않아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정겨운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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