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자화상(自畵像)

[스크랩] 샘의 넋

마리안나 2007. 12. 3. 13:19
수초로 뒤덮인
논 귀퉁이의 왜가리 알 만한
웅덩이
개구리가 살고
물방개가 살고
벙어리 농부와 귀머거리 암소의
넋이 녹아있는 샘

할아버지,
할머니
두 손 오그려 생명을 떠 마시고
역사를 잉태했던
이제
세월로 메워진 그위로
물뱀 한 마리
바람인듯 스쳐간다


학여울 가까이로 출퇴근 하게 되면서
탄천에서 긴 목 늘여 날 바라보는듯한 왜가리를
만나게 돼서 얼마나 좋은지...
문득 학창시절 문예지에 마지못해 내밀었던
글이 생각나서 부끄런 맘으로 올려 봅니다.
출처 : 샘의 넋
글쓴이 : 마리나 원글보기
메모 :

'밥상 > 자화상(自畵像)'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인적인 힘, 뭔가에 씌:다 , 들리다 ...  (0) 2008.01.29
아름다운 모습  (0) 2007.12.11
11월  (0) 2007.11.21
다시 초겨울...  (0) 2007.11.21
목화 (1986년 할머니를 그리며)  (0) 2007.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