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자화상(自畵像)

쪽파를 까면서...

마리안나 2008. 4. 9. 21:08

쪽파 겉잎을 벗겨내며

눈물도 줄줄

콧물도 줄줄

파도 맵고, 나도 맵고

쪽파 두단에 눈물 한 두루말이

파가 너무 싸서 울고 그렇게 싼 파가 너무 싱싱해서 울고

핑계삼아 실컷 울고 나니

눈도 맘도 아릿하다.

머리속을 꽁꽁 묶고 있던

미련과 미움이 눈물과 함께

풀어져 나간듯

답답했던 머릿속은 후련해 졌지만

파김치 담기도 전에

파김치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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