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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바버 - 현을 위한 아다지오 원곡 및 전쟁시인 오웬의 대표적인 시(詩)

마리안나 2011. 6. 9. 11:56

S.바버 - 현을 위한 아다지오 원곡 및 전쟁시인 오웬의 대표적인 시(詩)
율리시즈

 

  더 큰 사랑
                                윌프레드 오웬

 

빨간 입술이 제아무리 빨간들
  죽은 병사가 키스한 피묻은 돌 같으랴.
연인들의 다정함도
그들의 순수한 사랑에는 수치 같구나.
오 사랑아, 네 눈빛이 매력을 잃는다.
  나 대신 먼 눈을 바라보며는!

 

네 자태가 아무리 섬섬하기로
  칼로 저민 팔 다리처럼 섬섬히 떨리랴.
하느님조차 무심한 곳에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며
그들이 지닌 맹렬한 사랑이
  죽음의 추악한 극한 상태에 쑤셔 넣기까지.

 

네 목소리가 아무리 부드럽게 노래한다기로,
  높은 누각을 소곤대며 지나가는 바람 소리 같다기로,
너의 다정한 목소리가 그처럼 다정하지도
부드럽지도 저녁처럼 맑지도 못하다.
지금은 아무도 못 듣는 그들의 목소리 만큼은.
  기침하던 가련한 그 입들을 흙이 메워 버렸으니.

 

심장아, 네 아무리 뜨겁고 크고 충만하다 해도
  총알 맞아 부은 염통만 하랴.
네 손이 아무리 희단들
불길과 우박 속으로 너의 십자가를 끌고 가는 손보다
더 새하얄 순 없다.
  울어라, 울어도 좋다. 너는 그들을 만질 수 없으니,

 

 

(원문)
GREATER LOVE
                                   Wilfred Owen

 

Red lips are not so red
  As the stained stones kissed by the English dead.
Kindness of wooed and wooer
Seems shame to their love pure.
O Love, your eyes lose lure
  When I behold eyes blinded in my stead!

 

Your slender attitude
  Trembles not exquisite like limbs knife-skewed.
Rolling and rolling there
Where God seems not to care;
Till the fierce love they bear
  Cramps them in death's extreme decrepitude.

 

Your voice sings not so soft,---
  Though even as wind murmuring through raftered loft,---
Your dear voice is not dear,
Gentle, and evening clear,
As theirs whom none now hear,
  Now earth has stopped their piteous mouths that coughed.

 

Heart, you were never hot
  Nor large, nor full like hearts made great with shot;
And though your hand be pale,
Paler are all which trail
Your cross through flame and hail:
  Weep, you may weep, for you may touch them not.

 

 

- 사랑의 소재가 되는 빨간 입술을 죽은 병사의 피묻은 돌로,

  섬섬한 자태를 칼로 저며진 팔다리로,

  부드러운 목소리를 흙에 파묻힌 시체의 입술로,

  뜨거운 심장을 총알 맞아 부은 염통으로 대비시킴으로써

  이를 빗대어 일상의 사랑에서 겪기 힘든 보다 '더 큰 사랑'이라는

  전쟁의 충격과 참화의 역설을 전달하고 있다.

  (시의 번역은 연세대 영문과 이상섭 교수의 오웬전집에서 발췌)

 

윌프레드 오웬 (Wilfred Owen, 1893~1918)

영국 출신의 시인으로 20세기에 들어서 대규모로 벌어지는 전쟁의 참화를

직접 목격하고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십편의 전쟁시를 남김.

세계1차대전의 종전을 1주일 남기고 전사.

동료이자 시인이었던 지그프리드 새순이 그가 남긴 시를 모아 유고시집을 출판.

오웬 시의 주된 주제는 전쟁의 비극과 반전, 평화를 역설하는 데 있었고,

그의 작품은 후일, 브리튼에게 영감을 주어 전쟁 레퀴엠 작곡에 가사로 쓰였고, 이후

데릭 자만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됨으로써 반전과 평화 사상이 문학, 음악, 영화라는

형태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가 되었다.

 

Samuel Barber

String Quartet op.11

2nd movement: Molto adagio

Emerson String Quart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