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사랑
빨간 입술이 제아무리 빨간들
네 자태가 아무리 섬섬하기로
네 목소리가 아무리 부드럽게 노래한다기로,
심장아, 네 아무리 뜨겁고 크고 충만하다 해도
(원문)
Red lips are not so red
Your slender attitude
Your voice sings not so soft,---
Heart, you were never hot
- 사랑의 소재가 되는 빨간 입술을 죽은 병사의 피묻은 돌로, 섬섬한 자태를 칼로 저며진 팔다리로, 부드러운 목소리를 흙에 파묻힌 시체의 입술로, 뜨거운 심장을 총알 맞아 부은 염통으로 대비시킴으로써 이를 빗대어 일상의 사랑에서 겪기 힘든 보다 '더 큰 사랑'이라는 전쟁의 충격과 참화의 역설을 전달하고 있다. (시의 번역은 연세대 영문과 이상섭 교수의 오웬전집에서 발췌)
윌프레드 오웬 (Wilfred Owen, 1893~1918) 영국 출신의 시인으로 20세기에 들어서 대규모로 벌어지는 전쟁의 참화를 직접 목격하고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십편의 전쟁시를 남김. 세계1차대전의 종전을 1주일 남기고 전사. 동료이자 시인이었던 지그프리드 새순이 그가 남긴 시를 모아 유고시집을 출판. 오웬 시의 주된 주제는 전쟁의 비극과 반전, 평화를 역설하는 데 있었고, 그의 작품은 후일, 브리튼에게 영감을 주어 전쟁 레퀴엠 작곡에 가사로 쓰였고, 이후 데릭 자만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됨으로써 반전과 평화 사상이 문학, 음악, 영화라는 형태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가 되었다.
Samuel Barber String Quartet op.11 2nd movement: Molto adagio Emerson String Quart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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