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 /오래된 이야기 (2019.10.27) 예술의 전당

마리안나 2019. 11. 1. 18:45



‘오늘날’ 우리가 듣고 즐기는 클래식은 알고 보면 작곡가들이 남긴 ‘오래된 이야기’이다. 클래식을 듣는다는 것은, 오래된 문화를 호흡하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역사를 체험하는 것과도 같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준 옛이야기가 상상력을 키우고, 과거의 역사가 내일을 생각해보게 하듯 우리의 삶에 들려오는 ‘오래된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10월 27일 <오래된 이야기> 를 들려줄 단체는 폴란드의 고도(古都) 크라쿠프를 중심으로 한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이다.
크라쿠프는 수 차례 주인이 바뀌는 질곡의 시간을 겪은 도시다. 폴란드의 수도가 바르샤바로 옮겨지게 되기 전까지 이 도시는 500여 년간 폴란드 정치, 문화의 중심지였다. 오늘날도 이 도심에 흐르는 시간은 덜컹거리며 달리는 지상전철 만큼이나 더디게 흐른다. 크라쿠프 시민들은 그 느린 시간에 보폭을 맞추며 여유와 도시 산책을 음미하며 과거를 현재를 동시에 걷고 있다.
 
모차르트의 네 협주곡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위풍당당한 형세를 자랑하는 호른 협주곡(K.495)은 트럼펫의 제왕인 가보르 볼독츠키가 특별히 플루겔 혼으로 연주한다. 경쾌한 전개로 익살스럽게 나타나는 모차르트 특유의 매력 포인트가 돋보이는 곡이다.
 
정겨운 이야깃거리는 아르방(1825~1889)이 작곡한 <‘베니스의 사육제’에 의한 아리아와 변주곡>로 이어진다. 트럼펫을 든 나팔수의 협연에 맞춰 여러 사람들이 춤을 춘다. 너무나 잘 알려져 소품처럼 취급되는 곡이지만, 사실은 작품에 숨겨진 기교로 인해 나팔수는 죽을 맛이다.
 
모차르트 최후 3대 교향곡 가운데서도 “주피터”라는 부제가 붙은 이 교향곡은 베토벤 이전에 작곡된 교향곡들 중 최대 규모의 교향곡이다. 과연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제왕이었던 주피터의 이름에 걸맞게 웅장하고 장대한 규모의 모차르트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이다.
 
<오래된 이야기>는 2014년부터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인 유렉 뒤발이 지휘를 맡고, 헝가리 트럼펫 연주가인 가보르 볼독츠키가 함께 한다. 올해는 한국이 폴란드·헝가리와 수교를 맺은 지 30주년이 되는 해. 이 기념비 같은 무대를 축하하며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줄 지휘자와 음악가로서 두 사람보다 더 적합한 이가 어디에 있을까?
 
 
[프로그램]
 
프란치셰크 레셀 “서곡”
F. Lessel “Ouverture”
 
모차르트 호른 콘체르토 4번 (플루겔 혼 버전)
W. A. Mozart: Horn Concerto No. 4 (flugelhorn)
 
아르방 “베니스의 사육제”에 의한 아리아와 변주곡
J. B. Arban: Aria and Variation “Carnival of Venice”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
W. A. Mozart: Symphony No. 41 ”Jupiter”
 
 
[프로필]
 
지휘 유렉 뒤발
Conduct Jurek Dybał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지휘자인 유렉 뒤발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더블베이스 연주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빈 체임버 오케스트라과 빈 콘체르트페라인 오케스트라, 빈 아트 오케스트라,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캄머 필하모니, 쿠오피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폴란드 국립 방송 교향악단, 실레지아 체임버 오케스트라, NFM 레오폴디넘 오케스트라, 포즈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폴란드 발트 필하모닉 등 유럽 각지의 교향악단을 지휘해왔다.
 
실내악 주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그는 빈 피아노 퀸텟과 프리마 비스타 콰르텟, 실레지안 콰르텟, 빈 비르투오젠, 파인 아츠 콰르텟, 상하이 콰르텟, 탈리히 콰르텟, 뮌헨 셉텟과 협연한 바 있다. 또한 DUX와 R.C.P., 카메라타와 같은 음반사와의 작업을 통해 폴란드 최고의 음악상으로 꼽히는 폴란드 포노그래픽 아카데미의 프레데리크상을 두 차례 수상하였다.
 
현재 유렉 뒤발은 자브제 귀도 광산에서 열리는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국제 페스티벌 ‘레벨 320’의 창립자이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의 총감독이자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있다.
 
 
트럼펫 가보르 볼도츠키
Trumpet Gabor Boldoczki
가보르 볼도츠키는 각종 언론에서 트럼펫 비르투오소로 불리며, 동시대 가장 탁월한 실력을 자랑하는 트럼페티스트로 꼽힌다. 볼도츠키는 14세의 나이로 헝가리 내셔널 트럼펫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그는 베이네르 레오 콘서바토리와 프란츠 리스트 음악대학을 졸업하였으며, 라인홀드 프리드리히를 사사하였다. 이후 ARD 국제 음악 콩쿠르와 모리스 앙드레 트럼펫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 실력을 입증하였다.
 
볼도츠키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 및 실내악단과의 연주해오고 있다. 더불어 빈 무지크페라인과 암스테르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베를린 필하모니, 파리 샹젤리제 극장, 루체른문화컨벤션센터, 뮈파 부다페스트 등의 주요 극장에 지속적으로 초청받으며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가보르 볼도츠키는 프란츠 리스트 음악대학에서 자유 과목 박사(Doctor Liberalium Artium)로 임명되었다. 또한 헝가리 문화부의 프란츠 리스트 명예상을 수상하였으며, 헝가리 예술 아카데미(Hungarian Academy of Arts; Magyar Muveszeti Akademia)에서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프란츠 리스트 음악대학에서 벨라 바르토크-디타 파스토리상을 수상하였다.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
Sinfonietta Cracovia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는 정확성과 유연성을 모두 갖춘 것으로 명성이 높은 교향악단으로, 크라쿠프의 젊은 연주자들의 앙상블에서 시작되었는데, 그들의 뛰어난 실력과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독창적인 해석으로 1994년에 크라쿠프의 시립교향악단으로 거듭나며 오늘날의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2014년 7월 클래식 음악계에서 찬사받고 있는 지휘자인 유렉 뒤발의 등장과 함께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의 새로운 막이 열렸다. 뒤발의 지휘로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역동적인 악단 중 하나로 부상하였고, 특히 현대음악에 있어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되었다. ‘박수갈채 없는 음악’과 같이 실험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그들만의 시리즈 공연을 주최하기도 하고, 어린 음악애호가를 위해 유명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공연을 기획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연주 활동의 반경을 넓히며 중국과 네덜란드, 핀란드, 독일 등지에서 연주를 하였다. 2017년 4월에는 라파엘 파예르를 명예 객원 지휘자로 맞았다.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는 영국과 프랑스, 폴란드 등지의 클래식 음악 전문 방송사와 함께 활발하게 음반 및 영상 작업을 해왔으며, 아리온 뮤직과 채널 클래식스, 소니 클래시컬, DUX 등의 유명 음반사와도 음반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발매된 음반으로는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와 함께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음반과 트럼페티스트 가보르 볼도츠키와 함께한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트럼펫 협주곡 시리즈의 세계 초연 음반이 있다.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와 유렉 뒤발의 지휘로 시몬 네링과 녹음한 프레데리크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음반은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피치카토 슈퍼소닉상과 크레센도 매거진의 조커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