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애린

빗소리 <김 지 하>

마리안나 2007. 11. 23. 22:11

                                                           김  지  하

 

빗소리 속엔

침묵이 숨어있다

 

빗소리 속엔

무수한 밤 우주의 침묵이

푸른 별들의 가슴 저리는 침묵이

 

나의 운명이 숨어 있다

 

빗소리 속엔

미래의 리듬이

死産된 채로 드러나

 

잿빛 하늘에 흔적을 남기던

옛사랑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침묵으로 나직이 共謨하듯

숨어 있다

 

빗소리는 그러나

침묵을 연다

 

숨어서

숨은 내게 침묵으로 연다

나의 침묵을 연다.

 


비오는 아차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