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파랑 봄파도가 가슴에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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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어디서 오는가? 시인 고형렬에게 묻는다면, 그는 ‘4월의 무릎들’ 속에서 피어난다고 말할 것이다. 치마 입은 젊은 여자들, 그 불가해한 생명체의 여린 무릎들이 스치는 소리에 봄은 묻어 있다. 봄이 생명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까닭도 여성성의 힘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 천지대란을 일으킨 꽃일 것이다. 꽃이 없다면 도대체 봄은 어디서 온단 말인가. 시인 장석남은 제비가 사라진 이 불가해한 시대에 꽃이 유일한 전령사라고 말한다.
누설하는 모란모란꽃모란모란모란모란꽃!!!!꽃 모란모란!!!!!!!!!!!모란꽃모 란!!!!!!모란모란꽃!!!!!!란
모란이 피어 봄은 명치가 아픕니다.
-장석남 ‘모란의 누설’에서
그렇다면 바다 건너 남제주로 가볼 일이다. 지리적으로 봄은 남제주에서 시작한다. 청년 때부터 제주의 유채꽃에 사무쳤던 시인 김정환이 썼듯, 남제주 곧 서귀포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돌아올 자들만 돌아오게 하는’(시 서귀포에서) 곳이다. 남제주는 호기 있게 둘러보기만 해서는 곤란한, 속 깊은 곳이다. 그러니까 만약 당신이 제주공항에서 차라도 빌려 한라산을 넘어간다고 하면, 그 능선 어디쯤에선가 잠시 숨을 고르며 이제부터는 ‘제주가 아니라 서귀포’로 넘어간다는 다짐이라도 해야 한다.
김정환은 그곳이 ‘유채꽃 만발 무성한 보리밭 노랑 파랑 파도가 마음 온통 설레놓는/ 한라산 슬하, 서귀포에서는/ 돌아와 쉬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산이 베푸는 안도의 숨소리’(시 서귀포에서)로 충만한 곳이라고 썼다. 그 숨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피로가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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