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애린

마리안나 2010. 1. 28. 00:02

  채 호 기

 

당신의 눈에서

사랑의 눈이 펄펄 내립니다.

눈은 쌓이지 않고 대부분

가슴에 깨끗이 스며듭니다.

 

당신이 가본 적 없는 내 마음의

먼 산에도 눈은 쌓이겠지요.

나는 도심의 한가운데서

흰곰처럼 웅크린 먼 산을 바라봅니다.

 

당신의 물기 어린 눈에서

눈이 내리고...

먼산에 눈은 쌓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언 길을 미끄러지지 않고

흰 날개를 팔랑이며 내려와

조용한 수면에 닿겠지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요.

 

사랑하는 당신의 눈에서

사랑의 눈이 내립니다.

내 마음에 자국도 없이.....

 

사랑의 함박눈이 내리고

내가 가본 적 없는 당신 마음의

먼 산에도 눈은 쌓이겠지요.

 

당신과 내가 이렇게

함께 따뜻해도

눈이 쌓일수록 깊어가는 고요뿐

당신과 내가 가본 적 없는

먼 산에 눈은 쌓이겠지요.

 

눈 쌓인 먼 산에 가끔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당신과 내가 모르는

덧없는 치장일 뿐이지요.

 

 

                                             2009.12  크리스마스 날에 갔던 수락산 눈이 예쁘게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