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불멸의 오페라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오페라 라보엠(La Boheme)

마리안나 2011. 12. 14. 15:16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오페라 라보엠(La Boheme)
제뉴어리

몇년전 영국 최고의 명문 오페라 극장인

로열 오페라 하우스(코벤트 가든)에서 오페라 라보엠에서

남자주인공 로돌프(테너 김우경)와 여주인공 미미(소프라노 홍혜경)이

캐스팅되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270년 전통의 이 극장에서 한국 남녀 성악가가 함께

주역을 맡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라 보엠의 보엠(Boheme)은 보헤미언의 이태리식 발음이다.

'보헤미언(방랑 예술가)’이라는 말은 로맨티시즘이 풍미하던

19세기에 있어 감미로운 꿈으로 받아들여졌던 적이 있다.

앙리 뮈르제의 단편집<보헤미안의 생활 풍경>이 1845~49년

<해적>이라는 잡지에 연재되고 나서부터의 일이다.


까르띠에 라땡 지역에서 살던 가난한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그 소설은 39세에 요절했던 앙리 뮈르제의 자화상이기도하다.

까르띠에 라땡과 몽마르뜨는 그 소설 무대가 된 후 이후로도

오랜 동안 겨울 나그네들의 보금자리였고, 젊은 시절의

우트릴로, 피카소, 모딜리아니, 아뽈리네르 등의 사연 많던 꿈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밀라노 음악원의 학생 시절 보헤미언의 삶을 영위했던

푸치니(Giacomo puccin, 1858~1924)가 오페라의 소재로 이 소설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때 또 다른 작곡가 레온카발로의 방해에 봉착하게 된다.

대본을 푸치니에게 보여주면서 작곡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푸치니가 같은 소재로 오페라를 작곡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레온카발로는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푸치니는 “마농레스코를 완성하자마자 곧 라보엠에 착수했다”고

레온카발로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제안했다.

푸치니는 세 번째 오페라 <마농레스코>로 일약 명성과 부(富)를 얻은 뒤

제4작 <라보엠>5작 <토스카> 6작<나비부인> 등을 연거푸 내놓는다.

푸치니의 라보엠은 1895년 완성되어 1896년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초연되었고,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파리아치는 1897년 베네치아에서 초연 되었다.


토레 라고에서 완성된 푸치니의 3대 걸작 중에 하나인 <라보엠>의 무대는 파리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 정경>을 대본으로 한 것이다

시인 로돌프, 화가 마르첼로, 철학자 콜리네 등 보헤미안(방랑의 예술가)이

가난하게 살고 있는 다락방 옆방에 폐병을 앓는 가녀린 여인 미미도 살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 아무리 꿈이 있어도 가난한 그들에게 겨울은 혹독했다.

4명의 보헤미안 중 시인 루돌프와 미미는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서로 가난하여 함께

살 수 없게 되자 미미는 집을 나가 돈 많은 귀족의 노인에게 몸을 의탁한다.

병이 악화된 미미는 로돌프를 잊지 못하고 빈사의 몸으로 지붕 밑

방에 돌아와 숨을 거둔다. 이것이 오페라의 내용이다.


라보엠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실제 살고 있었다.

라보엠의 원작자인 뮈르제(오페라에 로돌프)외에 저널리스트 겸

작가이던 샹플뢰리(마르첼로)와 그의 애인 마리에트(무제타) 그리고

화가 겸 음악가인 샨(쇼나르)과 그의 애인 등 뜨네기 예술가들이

살았던 곳은 지금의 파리 제6구 카르티에 라탱의 카네트 가 5번지

고옥(古屋)들이 늘어선 좁다란 골목길의 3층으로 그들은 방 3개를 쓰고 살았다.

지금은 많이 헐었지만 아파트 건물이 되어있다


1845년 봄 첫사랑에 실연한 후 집을 나왔던 뮈르제는

마리에트의 소개로 뤼실이라는 젊은 여자를 사귀게 되었고

그 때 폐병을 앓고 있던 뤼실이 라보엠에 등장하는 미미이다.

오페라에서 미미가 “사람들은 나를 미미라 부릅니다. 그러나 본명은

루치아(뤼실의 이탈리아어 이름)에요”라고 소개하는 대목이 나온다.


로돌프에게 불을 빌리러 온 미미가 방 열쇠를 잃자 두 사람은

마룻바닥을 더듬으며 열쇠를 찾는다. 그러다가 마주친 미미의 싸늘한

찬손을 로돌프가 녹여 주면서 오페라는 시작된다.

‘그대의 찬손’ ‘내 이름은 미미’ ‘뮤제타의 왈츠’ ‘외투의 노래’ 등

우리의 가슴 깊이 젖어드는 아리아, 풍부한 선율, 교묘한 라이트모티브의

활용도 돋보이지만 병들어 죽어가는 미미를 둘러싸고 가난한 연인과 친구들이 보여주는

훈훈한 인정이 밀도 높은 훈기로 관객을 사로잡는 오페라임에 틀림없다. 


Giacomo Puccini
La Boheme, Mi chiamano Mimi
Barbara Hendricks, sop
James Conlon, cond
Orchestre National de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