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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감상회(50회)/ <나비부인>- 푸치니 (2012.02.18)

마리안나 2012. 2. 19. 23:42

 

 

 

나비부인해설지
cecil

한국인 중에 오페라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성악을 즐긴다면 나비부인의 “어떤 개인 날”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내용은 몰라도 아리아“어떤 개인 날”은 들어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하면 “어떤 개인 날”이 자연적으로 생각나는 것이다. 심지어는 푸치니가 평생동안 아무 작곡도 안하고 “어떤 개인 날” 이 한 곡만 작곡했다 하더라도 푸치니의 명성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라는 평가도 있다. 그만큼 “어떤 개인 날”은 위대한 아리아다. 그렇다면 나비부인에서 “어떤 개인 날”이 없다면 어떨까? 그래도 나비부인은 위대한 오페라다. 어떤 개인 날 못지 않은 곡이 있다.허밍코러스이다.나비부인에서의 허밍코러스는 푸치니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된 곡이다. 그 시점에서의 허밍코러스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어떻게 서양적 음악으로 동양적인 감정 표현을 그렇게 예리하게 했을까? 바로 푸치니의 뛰어난 통찰력이다. 나비부인에서는 일본 민요풍의 음악이 나오고 일본국가의 일부가 연주되기도 한다. 물론 미국국가도 일부 나온다. 푸치니의 오페라는 서정비극이다. 실제 세상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는 통속적인 비극적인 이야기를 뛰어난 음악으로 표현하여 보는 이의 손수건을 젖게 만든다. 지금은 푸치니의 3대 오페라중에 하나고 세계적으로 자주 연주되고 있는 나비부인은 초연에는 실패했다. 수수께끼같은 실패라고 한다. 푸치니는 일본을 소재로 “나비부인”, 중국을 소재로 “투란도트”, 미국을 소재로 “서부의 아가씨”를 작곡하는등 이태리외의 다른 나라를 소재로 한 오페라를 몇 곡 썼다.

“나는 일평생 여자엉덩이와 오리 엉덩이 그리고 아름다운 오페라 소재를 찾으려고 했다”라고 고백한 푸치니. 그는 수많은 연애사건과 정사로 가득 찬 인생을 보냈고 사냥을 좋아했고 다양한 오페라 소재를 찾았다. 그렇게 바람을 피우다가 부인과의 갈등 그리고 하녀와 관계가 있다는 부인의 의부증으로 인한 하녀의 자살로 인한 소송등 많은 여성들과의 관계속에서 경험을 통해 그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마음 속 깊이 사랑하고픈 여자들을 오페라 속에 담아 놓았다. 투란도트의 류, 나비부인의 쵸쵸상, 서부의 아가씨의 미니 를 통해 자신의 이상상으로 생각하는 여인상을 그려 놓았다. 그 중에 나비부인은 전 세계를 항해하며 현지처를 두는 미국 해군장교와 일본 나가사끼항구의 어린 현지처인 쵸쵸상의 정절을 지키는 모습을 통해 위대한 사랑의 승리를 구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비부인의 핑커톤(테너)은 미해군장교로서 전 세계를 항해하며 현지처를 두고 다닌다.

그는 미국의 강대국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함께 세계 각국에 현지처를 두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의 힘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아브라함 링컨호를 타고 나가사끼에 도착한 그는 중매장이를 통해 현지처를 산다(그의 입장에서는 이런 표현이 맞다) 15살 쵸쵸상은 몰락한 양반집 규수다. 갑자기 가세가 기울어진 쵸쵸상은 할 수 없이 어린 나이에 기생이 되었다가 핑커톤과 결혼하게 된다. 짧은 신혼생활이지만 쵸쵸상은 진심으로 남편을 섬겼고 아기를 낳고 본국으로 돌아간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점점 돈이 떨어져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이 되었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다. 모두 다 포기하라고 하고 새로운 후처자리가 있지만 완강히 거절하고 남편이 돌아오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남편 핑커톤은 돌아오지만 미국에서 새로 결혼한 미국여자와 함께 돌아온다. 남편과 자신과의 사랑의 결정체인 아들을 뺏기게 된다. 아이를 보내기로하고 평생 자기 때문에 미국에서 적응 못할 것 같은 아이를 위해 그리고 아버지가 그랫듯이 비참하게 살 바에는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라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할복자살을 한다. 핑커톤은 뒤늦게 쵸쵸상의 정절을 알게 되고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돌아오지만 나비부인은 핑커톤의 외침소리와 함께 죽고 만다. 스토리상으로는 그야말로 통속적이다. 그런데 음악을 통해 위대한 오페라로 전환되는 것이다.

핑커톤 단순히 기분전환으로 물건사듯 쓰고난후 미련없이 버리듯 현지처를 두었지만 어린 쵸쵸상의 진정한 사랑을 통해 자신의 비굴함을 알게 되고 위대한 사랑의 힘앞에 굴복되고 만다. 무대는 1887년경의 일본 나가사키 항구를 내려다보이는 언덕집을 무대로 한다.

왜 나가사키일까? 나비부인에 대한 논문을 보면 미제국주의와 오리엔탈리즘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거리가 있다. 일본이 메이지유신때 가장 먼저 외국문물을 받아들인 곳이 나가사끼다. 공교롭게도 일본의 어린 기녀 쵸쵸상이 미국 제국주의의 해군에게 놀이개가 되어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무대 배경은 나중에 미국에 의해 원자폭탄을 맞은 나가사끼였다. 일본이 기독교를 처음 받아들인 곳도 나가사끼다. 나비부인을 통해 나비부인이 조상신을 모시는 자신의 토속종교를 버리고 남편이 된 핑커톤이 섬기는 기독교를 받아 들인다. 1858년 미국 센츄리잡지에 실화를 근거한 존 루더 롱의 “나비부인”이 게재되었다. 소설가 롱의 누이는 일본의 선교사였고 롱이 나비부인을 창작하는데 많은 정보를 주었다고 한다. 이 소설을 기초로 극작가 데이빗 벨라스코가 뉴욕의 무대에 연극으로 올렸고 이 연극은 영국에서 매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영국 런던에서 이 연극이 상영되었을 때 코벤트 가든의 무대감독이 이것이야말로 오페라에 딱 맞다고 생각하여 바로 푸치니에게 전화하였다. 푸치니는 나비부인을 작곡할 때 너무 집착한 나머지 안개가 자욱한 날 밤에 떠오른 악상을 생각하고 친구의 만류를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골절되었다. 하마터면 우리는 “어떤 개인 날”을 포함해 불후의 명작 오페라 나비부인을 볼 수 없을 뻔 했다. 나비부인은 푸치니가 아니면 누군가가 다른 제목으로 작곡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시대적 상황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많은 유럽의 열강들이 해외식민지를 착취하려고 했었고 교통수단이 발전함에 따라 동서양이 좀더 활발하게 접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한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을 통해 열강의 군인들이 약소국으로 주둔하면서 현지처라는 필요악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6.25전쟁이후의 상황이 그랬고 베트남전쟁때도 우리는 역전된 상황에서 같은 일이 허다하게 벌어졌다. 즉 나비부인은 철처한 베리즈모오페라라는 것이다. 즉 사실주의 오페라로서 신화도 설화도 아닌 사실 현실속에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장기공연한 뮤지칼 미스 사이공도 나비부인과 같은 소재로 만들어 진 것이다.

내 생각에는 나비부인은 많이 공연되고 있지만 가장 실패하기 쉬운 오페라이기도 하다.

실제로 초연에는 철저하게 실패하였는데 그 원인은 푸치니의 음악가로서 많은 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 한 원인으로 생각되기도 하지만 음악적 요소도 배제 할 수 없다. 나비부인은 철저하게 프리마 돈나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오페라다. 나비부인역을 맡은 쵸쵸상의 역할이 거의 다 차지 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다른 오페라에 비해 소프라노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극중 나비부인은 15세의 어리고 연약하고 몸집도 작은 역할이다. 그야말로 나비처럼 사뿐 사뿐하고 우아하고 가벼워야한다. 당시 서구인들이 동양여자를 보았을 때 얼마나 작고 약하고 어리게 보였을까? 그래서 나비부인인 것이다. 나비부인은 그러나 누구보다도 강렬하고 위대한 사랑을 구현했고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을때 명예롭게 생을 마감한 것이다

나비의 이미지는 곧 나비부인의 이미지인데 그런 이미지에서 새로운 나비 한 마리를 잡아 자신의 표본중에 나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에 불과 한 것으로 생각하는 제국주의의 상징인 미해군장교 핑커톤을 사랑의 힘으로 굴복시키려는 유약하지만 강한 모성애같은 이미지를 표현하자니 얼마나 힘든 역할인가. 그야말로 극단적인 외유내강의 배역을 구하려니 얼마나 힘든가. 잘하면 위대한 오페라지만 잘못하면 지루하고 통속적인 오페라가 되기 쉬운 오페라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전2막으로 되어 있다. 전주는 짧고 간략하다. 마지막 부분에 핑커톤이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후회하며 나비부인의 집을 뛰쳐 나가는 장면에 나오는 선율로 시작된다. 전주가 끝나면 중매장이 고로(테너)가 핑커톤(테너)를 데리고 나가사끼 항구가 보이는 언덕 위의 집으로 데려와 집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고로가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핑커톤은 자연스럽지가 않다. 핑커톤은 보는 것마다 놀란다. 핑커톤이 놀라는 것을 기뻐하며 고로는 한 마디 던진다. “보시다시피 싫증이 나서 싫을 때는 맘대로 편리하게 새것과 교환할 수 있게 되어 있소” 중매장이와 바람둥이의 일치 된 철학이다. 미닫이에 대해서도 신기해하나 문창호지 하나로 창문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허술한 집으로 생각하고 상자곽같은 집으로 생각한다. 어차피 계속 살 집은 아니므로 더 이상 집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어서 하인들을 소개한다. 하녀 스즈끼(메조 소프라노)와 다른 하인들의 이름을 물어보나 관심을 두지는 않는다. 스즈끼는 보통 일본여자의 전형을 보여 준다. 처음 보지만 매우 친절하고 일본의 전통적인의상과 전통종교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캐스팅시 나비부인은 서양여자를 쓸수도 있지만 스즈끼는 절대적으로 동양여자를 캐스팅해야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메조 소프라노 김학남씨가 라 스칼라에 스즈끼로 무대에 선 적이 있다. 스즈끼의 수다에 대해 핑커톤은 “여자란 것은 어딜가나 말이 많군” 라며 자신의 여성관을 밝힌다.

중매장이 고로는 신부의 도착을 기다리며 이 결혼예식에는 혼인신고등기관리와 미국영사 그리고 신부의 친구친척등이 참석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승려인 삼촌 본조(베이스)는 참석 안 할거라고 한다. 고로의 수완에 놀라는데 언덕위로 미국영사 샤플레스(바리톤)가 숨이 찬듯 올라 온다. 나가사끼항구가 보이는 것에 대해 놀라며 집을 샀느냐고 묻는다. “이 집을 990년동안 쓸 량으로 샀오. 그러나 언제나 해약하는 권리는 있소. 이 나라 집과 계약은 고무와 같이 신축성이 있다오” 핑커톤의 속셈이 밝혀진다. 이어 핑커톤은 노래한다. “세상 어디든지 방랑하는 양키는 위험을 무릎쓰고 즐겨 거래해 ----- 모든 나라의 꽃과 미인을 자기 보물과 같이 잡지 못하면 인생의 가치 없소” 안이한 생각이라는 샤플레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본식으로 결혼하여 990년을 같이 살기로 했지만 언제든지 원한다면 해약할 수 있는 조건이요. 아메리카여 영원하라”라며 노래한다. 이때 미국국가 연주된다. 핑커톤은 각 나라를 돌면서 올린 결혼식 사진을 샤플레스에게 보여 준다. 신부가 아름다우냐는 샤플레스의 질문에 “가냘픈 몸 병풍속의 그림과 같은 그의 몸가짐 나비같이 훨훨 자유롭게 날다 쉬는 그 자태 너무나 우아하여 그의 날개를 부러트려서라도 그 나비를 붙잡고 싶었소” 이상이 핑커톤의 여성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 푸치니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고 정치적인 오페라를 작곡한 적도 없었다. 그러므로 나비부인을 제국주의와 약소국가간의 모습으로 확대해서 해석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 나비부인이 출연하기 전까지의 핑커톤의 모습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나비부인에서 가장 강하게 호소하는 내용을 한 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다음과 같다. 아주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약한 것이 강하다! 나비부인은 당시 변방의 상대적으로 미개한 나라의 보잘 것 없는 어린 기녀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핑커톤은 세계 최강국의 제국주의 성격을 가진 미 장교로서 경제적, 국가적, 사회적 및 외모로도 나비부인과는 상대도 안 되는 강한 자이다. 그러나 나비부인은 순수한 사랑의 힘으로 강한 자를 부끄럽게 만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어렵고 고귀한 방법으로 위대한 사랑의 승리를 이루어낸 것이다. 드디오 신부가 도착한다. 화창한 봄 날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언덕 아래에서 친구들과 친지들과 함께 쵸쵸상이 나타난다. 어린 소녀의 숭고한 결혼에 대한 기대와 행복감에 가득 찬 고백을 한다 이어 쵸쵸상은 자신이 행복하게 살다가 갑작스런 어려움 때문에 기녀가 되었다고 밝힌다. 핑커톤이 나이를 묻자 알아 맞혀 보라고 한다. 10살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핑커톤의 눈에 쵸쵸상은 어리게 보였다. 15살이라고 하자 샤플레스는 한창 뛰어 놀 나이라고 하고 핑커톤은 사탕먹을 나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사람들의 부러움과 우려 속에 결혼식은 진행되었다. 일본 전통식 결혼으로서 진지하고 합법적인 결혼식으로서 미국영사가 참석하여 양국 간의 합법적절차를 다 마치게 되었다 그러나 핑커톤은 해약할 결혼인데 이런 절차가 무슨 필요가 있는가라며 빨리 끝내기를 원한다. 친척들은 곧 이혼할거라고 속삭인다. 그 중 한 사촌은 쵸쵸상전에 중매장이 고로가 핑커톤을 자기에게 소개했으나 거절 했다고 한다. 핑커톤은 쵸쵸상에게 집이 맘에 드느냐고 묻고 쵸쵸상은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소개한다. 핑커톤이 보기에는 마치 어린아이 장난감같고 전혀 가치도 없어 보인다.

그 중에 단검이 있었다. 쵸쵸상의 아버지가 할복자살 할 때 쓴 것이다. 나비부인이 핀커톤 가까이에 가서 앉으며 옷소매에서 불상을 꺼내 보이자 나비부인이 부처님이라고한다. 핑커톤이 손에 들고 신기한 듯이 꼭두각시가?.... 그렇단말이오? 조상의 혼이라오 아!... 경의를 표하오 나비부인은 핀커톤을 향해 살며시 어제, 난 교회당을 홀로 올라갔었지요. 나의 새로운 인생과 함께 새로운 종교를 갖기로 했어요. 본조 아저씨나 친척도 아무도 모릅니다. 내 운명을 따르려 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핀커톤의 하나님게 경배해요. 나의 운명입니다. 저와 함께 저 교회에서 무릎 꿇고서 기도하려 합니다. 당신을 위해서 나의 희생을 달게 받으렵니다. 결혼식이 진행된다. 신관에 의해 낭독된다. 아메리카 북미합중국 해병대 소유물로 된 링컨선박의 벤자민 프랭클린 핀커톤 소위와 짝을 이루는 이 나가사키 오마라에 사는버터플라이양과 결혼하는 것을 인정하는 바입니다. 남자는 자의 대로 하였으며 신부는 친지들의 동의아래 여기에 증명하는 바입니다. 친척들 소개가 끝나기가 무섭게 나비부인의 삼촌이자 승려인 본조가 나타나 나비부인을 향해 우리를 배반했다고 우리도 너를 버리겠다고 하고 나비부인은 쓰러져 운다. 핑커톤이 본조를 내쫒고 나비부인은 계속되는 본조의 외침에 괴로워한다. 핑커톤은 본조같은 중들은 나비부인의 눈물 한방울만큼도 가치가 없다고 하자 나비부인은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핑커톤의 위로의 말에 감동한다. 나비부인 자신의 종교, 친척, 나라 모든 것을 다 포기했다. 오로지 핑커톤의 사랑을 위해 결혼과 함께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포기했다. 여기까지의 음악적 표현은 핑커톤은 음향이 크고 정확하고 폭넓은 음정을 보여 주므로서 강하고 자신만만하다. 반면 나비부인은 순종적이고 연약하고 소극적이며 순결한 표현을 보여준다. 결혼식과 중매장이가 나올 때는 일본 민요풍의 음악이 서양인에게는 매우 이국적이고 신비스런 느낌을 주는 음악적 표현을 사용하였다. 놀라움과 동경의 동양여자와 신비로움과 호기심의 서양남자와의 결혼식이 끝났다. 둘은 밤을 기다리며 신혼의 첫 날 밤을 맞이한다 모든 오페라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이중창이 나온다. 핑커톤의 음악이 달라진다. 만약 나비부인을 보고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거나 나비부인의 사랑의 이중창을 듣고서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과 대화하기를 포기할 것이다. 설사 그 사람이 음악을 잘 모른다해도 마찬가지다. 음악은 단순히 지식이나 학습에만 의존한 예술이 아니다. 휼륭한 음악은 인간 마음 속 깊이 존재하는 본성의 그 무엇을 자극하여 듣는 사람의 마음을 자연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저녁이 되어 이제는 둘만의 시간이 되었다. 나비부인은 흰옷으로 갈아 입는다. “이 무거운 오비를 떼었으면 했지요. 새 색시는 흰옷을 입는대요. 나를 몰래보며 웃으시는 모양이네요. 나는 부끄러워 숨을까봐요!.....“

핑커톤의 마음이 동요한다. 단순히 호기심과 유희적으로만 나비부인을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사랑하고픈 여자인 것이다. 저 조그마한 다람쥐같은 동작!... 귀엽게 노니는 나의 귀한 아내! 그대 아름다운 기품, 나의 마음 애타는 감정, 진정하기 어렵네. 그는 나비부인을 안아 일으키고 그녀를 데리고 뜰로 나온다 “눈 속에 매력 풍기는 내 사랑. 이제는 모두 나의 것이오. 백합과 같은 흰 옷에 밤색나는 머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비부인은 화답한다 “아, 난 조그만 달의 신같이 밤 사이에 별나라 다리를 건너온 달의 신 같다오.“

이런 나비부인의 태도에 핑커톤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애절한 사랑의 느낌이 들게 된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나비부인을 진정 사랑하고 싶고 나비부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나비부인은 작은 사랑을 해달라고 말한다. 번역에 따라 조금만 사랑해 달라고 번역한 것도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으로는 갑작스럽게 서양식으로 죽고 못사는 듯이 사랑하다가 금새 식어버리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폭포수처럼 거침없이 내리붓다가 곧 물이 말라버리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은은하면서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 나오는 옹달샘처럼 작지만 꾾임없이 솟아 나오는 그런 사랑을 해 달라는 것이다. 정말 표현이 크지도 않은 음악이 이렇게 아름답고 은은할 수가 없다. 이런 노래를 듣고도 우악스런 사랑을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핑커톤은 뜰에서 나비부인을 안고 침실로 들어가면서 1막이 끝난다. 이 사랑의 이중창은 오페라에 나오는 모든 사랑의 이중창중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사랑의 이중창으로 뽑힌다. 제2막은 아주 조용히 시작된다. 7개월간 폭포수처럼 큰 사랑을 준 핑커톤이 본국으로 떠났다. 울새가 둥지를 틀 때쯤이면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으나 3년이 지났다. 그 동안 핑커톤은 샤플레스를 통해 집 월세를 지불했으나 나비부인은 더 이상 쓸 돈도 없었다. 이미 여러 사람들이 떠나간 외국남편은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스즈끼도 그런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러나 나비부인은 그런 소문을 믿지 않고 남편 핑커톤이 꼭 돌아 올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면서도 불안한 마음은 계속된다. 남편이 돌아 오지 않을 것을 믿고 싶지도 않았다. 막이 열리면 실내는 어두컴컴하고, 스즈키는 불상앞에 꿇어앉아 기도하고 있다. 나비부인은 병풍앞에 앉아 있다. 병풍앞에는 미국기와 예수님의 사진이 놓여 있다. 일본의 신은 느리고 게으르고 남편께서 비는 신은 빨리 응답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그 신이 자기들이 여기에 있는 것을 혹시 모르면 어떡하나하며 걱정을 한다. 결국 스즈끼는 본국으로 돌아간 남편이 다시 돌아 오는 일은 없다고 한다고 말하자 나비부인은 믿음이 적은 스즈끼를 나무라고 확신에 찬 듯 어떤 개인 날을 부른다. 사랑의 이중창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주 아스라이 들리듯 작은 음향으로 시작되어 점점 고조되어 마지막 부분에서 극적으로 강해지면서 끝나는 노래다. 나비부인의 고통과 확신을 보여주지만 거의 애절한 절규에 가깝다. 나비부인은 아주 어리고 약한 여자이다. 15살 소녀의 나비부인이 결혼을 통해 가족들과의 꾾어짐 사랑과 기다림이라는 인내 속에 이제는 정숙한 아내요 아기엄마로서 점점 강해지고 원숙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내용에 있어서도 동양적인 사고를 보여 준다. 남편이 큰 소리로 외치며 언덕 위로 올라 올 때 오히려 너무 기뻐서 죽을 것같아 숨겠다고 한다. 매우 역설적인 표현이다. 마치 김소월의 진달래에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겠다는 표현과 같다. 어느 맑게 개인 날 저 푸른 바다위에 떠 오르는 한 줄기의 연기 바라보게 될 거야. 하얀 빛깔의 배가 항구에 닿고서 예포를 울릴 때 보라! 그이가 오잖아. 그러나 난 그곳에 가지 않아 난 작은 동산에 올라가서 그이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이와 만날 때까지 복잡한 시가지를 한참 떠나 한 남자 오는 것을 멀치감치 바라보리라. 그가 누군지? 산 언덕 위에 오면 무어라 말할까? 멀리서 버터플라이 하고 부르겠지. 난 대답하지 않고 숨어 버릴거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의 극진한 기쁨 때문에 내가 죽을 것 같애. 한참 동안을 그는 내 이름을 부르면서 내 어린 아내며 오렌지 꽃이라고 늘 부르던 그 이름을 부르리라 이 노래를 들은 스즈끼도 감동하여 나비부인과 포옹을 한다. 그때 중매장이 고로와 샤플레스가 찾아 온다. 샤플레스는 핑커톤의 편지를 갖고 온다. 나비부인은 샤플레스가 잊지 않고 찾아 왔고 핑커톤으로부터 편지가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뻐 어찌 할 줄을 모른다. 그러나 편지 내용은 기뻐 할 내용이 아닌데 나비부인은 편지내용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샤플레스는 도저히 편지 내용을 읽어 줄 수가 없었다. 나비부인의 충격을 감당할 수 없을 것같았다. 그러나 마냥 나비부인이 핑커톤을 기다리게 하는 것도 할 짓을 못된다고 생각하여 다시 읽어 주려고 한다. 다시 나비부인이 말을 꾾는다. 미국에는 울새가 언제 둥지를 트느냐고 묻는다. 여기보다 빠르냐 늦느냐고 그 이유는 핑커톤이 울새가 둥지를 틀때 돌아 오겠다고 약속해다고 한다. 그 소리를 엿듣던 고로고 웃다가 들킨다. 무슨 뜻인줄 알게 된 샤플레스는 조류학을 잘 모른다고 얼버무리고 다시 편지 이야기를 시작하려는데 다시 나비부인이 말을 막는다. 헌데, 핑커톤씨가 이 나라를 뜨자마자 고로가 와서 재혼하라고 싸움도 했고 선물을 갖다주며 두타스의 남자를 소개했소. 재혼만 하면 부자가 된다고 허풍쳤어요. 이때 마침 야마도리공작이 가마를 타고 등장한다. 여유있게 야마도리의 청혼을 물리친다. 탄식하며 야마도리가 퇴장한다. 이제야 편지를 읽어달라는 나비부인. ‘즐거웠던 삼년이 벌써 다 지나가고’

‘이제 버터플라이는 날 기억 못할거요’ ‘그녀가 아직도 날 기다린다면’ ‘그대의 수단으로 타일러서 맘속으로 준비할 수 있게....’ 이것을 곧 돌아 온다고 준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며 기뻐 날뛰는 나비부인의 모습을 보고 샤플레스는 크게 탄식하며 편지를 다시 주머니 속에 넣으며 중얼거린다 (막을 도리가 없네. 핑커톤 이 자식 나쁜 자식) 그래도 걱정이 되어 만일에 핀커톤이 당신께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려오? [나비부인은 너무나 큰 타격으로 미동도 않고 어린애처럼 순진하게 더듬으며] 할 일은 두가지요. 다시 기생길로 돌아가거나 또는 죽음을 택하지요. 샤플레스는 감동하여 왔다갔다 하다가 나비부인의 손을 잡고 아버지 같은 친절함을 보이며 야마도리의 청혼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그때서야 샤플레스 가 찾아 온 이유를 알고는 크게 실망하며 격분한다. 스즈끼에게 샤플레스를 배웅하라고 하자 샤플레스 가려고 한다. 다시 샤플레스를 붙잡고 미안하다며 방으로 들어가 아이를 데리고 나온다. 이 아이도 잊게 되겟죠 그의 아이? 일본의 아이가 푸른 눈을 가지고 태어납니까? 이 입도, 또 금빛나는 곱슬머리도? 그대로야. 핑커톤이 알고 있나요? 아뇨. 그이가 고국으로 돌아가서 계실 때 낳았으니 그에게 편지로 알려주세요. 훌륭한 아들이 기다리고 있다고요! 말씀해 보세요. 산이나 바다 건너오지 않는데요? 나비부인은 아기를 안고 아기에게 노래한다. 가장 슬픈 노래다 샤플레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아기의 이름을 물어 본다 [나비 부인 아기에게] 대답해라. 내 이름은요 고통이요. 그러나 우리 아빠가 다시 돌아오는 그날에는 기쁨, 기쁨입니다! 샤플레스는 아기아빠에게 꼭 알리겠다고 약속하고 떠난다. 나비부인으로서는 모든 친인척이 꾾어진 상태다. 아무도 나비부인을 돌보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 핑커톤이 돌아오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재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페라에 나오는 여주인공은 현실과 쉽게 타협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들이 있는 상태에서 다시 기생의 길로 들어 설 수도 없었다. 그때는 철모르던 어린 시절 갑작스런 집안의 몰락으로 선택의 여지 없이 들어섰던 길. 이제는 떠올리고싶지도 않은 그 길로 다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죽음밖에 없는 것인가? 나비부인의 마음이 심란한데 밖에서 스즈끼가 고로를 내쫓으며 욕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로가 나비부인의 아기에게 네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미국에 가 봤자 왕따 당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비부인의 마음은 더욱 괴로웠다. 나비부인 일어서서 신전에서 칼을 챙긴다. 그때 아기를 생각하며 보라. 내 사랑아! 내 위안의 아기야 내 작은 사랑아. 아! 복수할 우리의 아빠가 돌아오시면 우리를 데리고 저 멀리 저 멀리 가신단다! 이때 갑자기 포성이 들린다. 스즈끼가 외친다. 군함이 보여요.... 망원경으로 나비부인이 배를 향해 본다 햐얀, 햐얀....별과 줄이쳐진 아메리카 깃발이네. 닻을 내리고 있는 거야. 나의 손을 잡아다오. 배 이름을 보게. 이름을! 보인다. 아브라함 링컨! 모두가 거짓말했지만 나만 홀로 알고 있었지. 의심은 어리석음이 아닌가? 그이가 오시네! 저들이 내게 잊어버리라고 말하는 때에 결국 믿음이 이겼네! 그가 사랑하심으로 나 이겼도다! 그는 돌아 오셨고, 나를 사랑함이라. 벗나무 꽃, 있는대로 따서 향기가 그윽한 그 꽃으로 그의 얼굴에 소나기 같이 뿌리자. 뜰에 있는 모든 꽃을 따서 길과 집안에 꽃을 뿌린다. 스즈끼는 꽃을 다 따면 정원이 겨울 정원처럼 되어 버린다고 말리지만 너무 기쁜 나머지 그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이 세상의 모든 꽃을 다 뿌려도 모자랄 것이다. 이제 남편을 맞이 할 준비를 하려고 한다. 어떻게 남편을 맞이할까 마음이 분주하다. 그동안 너무 울어서 부은 얼굴도 화장으로 고치고 결혼식때 입었던 하얀 옷으로 갈아 입는다. 문창호지에 세 개의 구멍을 내고 항구를 내다본다. 무릎을 꿇고 경건한 모습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절제하며 얼마나 걸릴까 생각하는데 나비부인의 머릿속에는 아버지의 할복자살, 결혼식에서 있었던 일, 첫날 밤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던 시간 그동안 남편을 기다리며 흘렸던 눈물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애기와 스즈끼는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어느새 동이 튼다. 멀리서 수병들의 합창소리가 허밍코러스로 들린다. 긴장감과 애잔함 그 모든 것이 함축되어 이 허밍코러스를 전율 없이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무 소식없는 남편을 3년씩이나 기다리다가 거기다 아빠 얼굴 한 번 본적도 없는 아이와 함께. 이제 오는가보다라며 들떠 밤새 설레임과 긴장감 속에 기다리다 동이 트는데 저 멀리 항구에서 수병(해군)들의 합창이 허밍으로 들려온다. 밤새동안의 긴장감을 대변하듯 아주 작은 소리로 들려오는 허밍코러스는 나비부인의 슬픔과 고통의 극치를 더욱 실감있게 느끼게 해 준다. 나비부인의 슬픔과 고통과는 아무 상관 없이 해는다시 떠 오르고 잇다.

나비부인은 아기와 함께 잠이 들었다. 밖에 인기척이 난다. 샤플레스와 핑커톤이 찾아 왔다.

오기 싫어하는 핑커톤을 샤플레스사 반 강제로 끌고 온 듯하다. 와서 보니 자신을 환영하기 위해 나비부인이 길과 방안도 꽃으로 단장했다는 말과 지난 3년간 항구에 들어 온 배의 모든 깃발을 확인 안 한 배가 없었다는 스즈끼의 말을 듣고는 난처한듯 이거 골칫거리네 라고 중얼거린다. 잠든 나비부인을 깨우지 말라고 한다. 그때 밖에 서 있는 서양여자를 보고 스즈끼는 직감적으로 절망감을 느낀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 아이를 데리러 왔으니 협조해 달라는 자초지종을 다 듣고 난 스즈끼는 세상이 암흑에 쌓였네라며 탄식한다. 핑커톤은 그 사이 방안을 둘러 본다,. 아직까지 걸려 있는 자신의 초상화와 떠날 때와 변함없는 방안이 모습을 보고 다시금 나비부인의 옛사랑이 생각나며 자신의 경솔함을 뉘우치며 노래한다. 아주 짥고 compact한 아리아다. 즐겁던 내 집 안녕. 사랑과 기쁨의 집 안녕. 그렇게 부드럽던 내집이 이제 고통과 무서움을 주네.잘 있거라. 내 집이여. 더 오래 머무를 수 없네. 아, 이 비겁한 이몸! 잘 있으오. 나 여기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없네! 핑커톤은 뛰쳐 나간다. 샤플레스로부터 이야기를 다 들은 스즈키는 핑커톤의 아내 케이트로부터 아이를 자기가 잘 양육할터이니 나비부인에게 잘 말해 달라는 말을 듣는다. 그 때 나비부인이 잠이 깨어 스즈끼를 부른다. 케이트는 정원 한 편에 몸을 숨기고 스즈끼는 밖으로 나오려는 나비부인을 저지한다. 핑커톤이 왔을거라고 생각한 나비부인은 방안을 두리번거리며 핑커톤을 찾다가 샤플레스와 케이트를 발견한다. 울고 있는 스즈끼를 보고는 당황해 묻는다 그래도 핑커톤이 살아 있다는 말에 다소 안심한다. 그러나 그녀가 핑커톤의 아내임을 알고는 절망으로 죽음만 남았다고 탄식한다. 케이트도 같은 여자로서 나비부인을 불쌍하게 생각한다. 아이를 위해 희생하라는 샤플레스의 말을 듣는둥 마는 둥 이미 이런 경우를 대비해 다 생각해 놓은 것이 있으나 현실이 되어 올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는 듯 마음 속으로 절규하며 케이트의 행복을 빌어 준다. 나비부인은 핑커톤이 직접 오면 아이를 주겠다고 의미심장하게 그러나 아주 조용히 반 시간 후에 올라오게 하오. 라고 말하며 케이트와 샤플레스를 내보낸다. 나비부인 졸도 직전이다. 땅에 업드려 통곡하는 것을 보고 스즈키 부축하려 달려온다]스즈끼는 나비부인 가슴에 손을 대고 장 속에 갇힌 새와 같이 뛰는 심장 애처롭구나! 나비부인 무슨 결심을 한 듯 신전에 가서 흰 천을 가져다가 병풍에 던져 걸고 신전의 함에서 단도를 꺼낸다. 나비부인 단도를 칼집에서 뽑아 칼끝과 칼자루를 양손으로 들고 절을 한다.] 나비부인은 다시 결혼전으로 돌아 왔다. 핑커톤도 잃고 아기도 잃고 더 이상 핑커톤의 신을 섬길 이유도 없고 그렇게 동경했던 미국인이 될 수도 없었다. 나비부인 [칼에 새겨진 것을 읽는다] “영예로운 삶을 못살 때에 영예로운 죽음을 택하겠소” [칼을 자기 목에 갇다 댄다] [문이 열리자 아무 생각 없는 아이가 뛰어 들어 온다] 나비부인 단도를 떨어뜨리고 아기를 포옹한다. 숨이 막힐듯한 키스를 한다]

나비부인

너? 너?...........

내 귀여운 아가야! 내 귀여운 아가야 장미꽃 같은 내 아가야. [애기의 머리를 감싸 안고 옆으로 끌어당긴다] 너의 머리 위에 내 얼굴을 대개 해주렴. 아무도 너의 순수한 눈을 알 사람이 없다. 나 죽노라! 저 바다를 건너 떠나갈 아가야. 자란 후에 너의 엄마의 포기에 괴로워하지 마라. [나비부인 애기를 안아 왼쪽을 보도록 의자에 앉히고 미국 국기와 인형을 주어 놀게 하고 애기의 눈을 가려준다. 그리고는 단도를 들고 애기를 보면서 병풍 뒤로 들어간다. 일본국가가 연주된다. 단도가 떨어지는 소리. 병풍에 걸렸던 흰 천은 보이지 않게 된다. 나비부인 병풍 뒤에서 기어 나와 애기쪽을 더듬는다. 그녀의 목에는 흰 천이 감겨 있다. 나비부인 애기 옆으로 기어가서 안으려고 하지만 기진하여 쓰러진다.

무대 뒤에서 고함소리] 핑커톤

버터플라이! 버터플라이! 버터플라이!

[핑커톤과 샤플레스 방문을 깨질 듯이 열고 뛰어들어간다. 나비부인 어린아기를 가리키며 숨진다. 핑커톤 무릎을 꿇고 샤플레스는 아기를 안고 울며 키스한다] 나비부인이 단지 핑커톤의 사랑을 잃어서 자결하였다면 3류소설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로서 아이의 장래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였고 자신이 끝까지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앞으로 그를 계속적으로 원망하며 살기 보다는 그 사랑을 영원히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꾾었다는 사실에 감동한다. 자기의 죽을을 보지 못하게하기 위하여 아기의 눈을 가렸고 자신은 비록 동경했던 미국인이 되지 못했지만 아이만이라도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바라며 아기에게 미국국기를 손에 쥐어 주었다. 복수가 아닌 사랑으로 희생한 것이다.

핑커톤은 적어도 나비부인을 사랑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제국주의적 사고방식과 백인우월주의적 사고방식의 벽을 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을 때 나비부인의 용서를 직접 받지 못한 채 나머지 삶을 죄의 사사슬과 자신의 비겁함에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