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청으로 우거진 숲을
호랑이 처럼 어슬렁 걸었습니다
땅내 맡고 으쓱자란 모 사이로
백로 처럼 우아하게 걸었습니다
흰 구름 징검다리를
요정처럼 걸어서 갔습니다
바람사이 숲이 지나가고
사람의 집들이 지나가고
끝없이 길이 지나가고
지나가고
지나가고
설렘을 보내고
그리움 보내고
아쉬움 보내고
보내고
보내고
먼 산엘 다녀 왔습니다.
우거진 녹음과 맞닿은 오대산의 하늘은
유난히 파래서 올려다 보느라 현기증이 났다
많은 소沼와 작고 큰 폭포를 안고 흐르는
소금강의 시원한 물소리와 아름다운 자태에 취해
여섯시간을 힘든 줄 몰랐고
금강송들의 붉은 숨소리가 그대로 전해져
가슴이 벅찼었다.
출처 : 소띠들의방
글쓴이 : 마리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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