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그림 이야기

누리의 미술이야기 No.16 ] 그림 보는 재미를 선사한 - 롭 곤살베스 (Rob G

마리안나 2010. 8. 31. 11:59

 

누리의 미술이야기16  그림보는 재미를 선사한 롭 곤살베스
Rob Gonsalves(Carved in Stone)  
Rob Gonsalves(High Park Pickets)
High Park Pickets
 
Carved in Stone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한 초현실주의 그림은 우리에게 묘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며 그림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롭 곤살베스(Rob Gonsalves :1959년- )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캐나다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이다.

 

초현실주의는 서유럽에서 시작되어 20세기 상반기동안 유럽과 미국, 라틴아메리카 등의 미술과 문학을 주도했던 개념으로 2차세계대전 이후의 추상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현재에도 많은 작가들이 이 개념에서 비롯된 방식에 커다란 매력을 느끼며 작업하고 있다. 초현실주의란 용어는 1917년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가 피카소의 무대장치를 보고 처음 언급한 것이나, 같은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문’을 통해 보다 구체화 되었다. 브르통은 “사고의 진실한 기능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통제가 사라진 상태에서 그리고 모든 미학적, 도덕적 선입관에서 벗어났을 때 구술되어 받아 적은 사고”로 초현실주의의 개념을 정의했다. 1920년대 이후 초현실주의 회화는 두 가지 양식으로 발달했는데, 첫째는 무의식적인 자동기술법에 의한 서정적이면서 추상적인 회화양식이다. 둘째양식은 살바도르 달리를 선두로 한 화가들이 정확한 사실주의 기법으로 묘사한 기묘하고 환상적인 꿈의 형상으로 대표된다. 그려진 형상을 실재로 착각하게 만드는, 구상으로 회귀한 이러한 초현실주의는 당시 주류를 이루던 추상에 역행하는 개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꿈의 형상은 미술뿐만 아니라 영화, 패션, 광고를 통해 대중적으로는 더 큰 호응을 얻었다.

 

곤살베스의 작품들은 이러한 두 번째 양식의 초현실주의 그림이 갖는 매력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게 해준다. 그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예술가들의 상상력에 물고를 틔운 꿈과 같은 환상적이고 착시적인 표현방식은 달리, 만 레이, 마그리트 등의 초현실주의 양식에 뿌리를 두었다고 볼 수 있겠으나, 정교하고 의식적인 화면구성은 ‘뫼비우스의 띠’로 유명한 네덜란드 화가 에셔(Maurits Cornelis Esher, 1898-1972)를 떠올리게 한다. 곤살베스의 작업들은 에셔처럼 그래픽과 건축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깔고 있어 허구의 세계를 현실로 착각하게 만드는 긴장감을 지닌다. 그리고 동시대의 팝적인 주제들을 화면에 담아내어 친근하면서도 꿈꾸듯 찰라적이고 환상적인 순간들을 보여준다. 그는 우리의 또 다른 무의식을 다룬 초현실주의라는 양식을 통해 그림 보는 즐거움을 멋지게 선사하고 있다.

고양문화재단 전시사업팀 김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