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말러 탄생 150주년, 슈만·쇼팽 탄생 200주년… 국내외 재조명 이어져
지난 2000년의 '바흐 서거 250주기', 2006년의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등 최근 클래식 음악계는 작곡가의 탄생과 서거를 기념하면서 재조명 작업에 나서고 있다. '기념일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따라다니지만 전곡(全曲) 연주회나 전집 음반을 통해 이전에 몰랐던 가치를 재발견하고 새롭게 프로그램으로 정착한다.
2010년은 작곡가 말러(Mahler· 1860~1911) 탄생 150주년, 슈만(Schumann·1810~1856)과 쇼팽(Chopin·1810~1849) 탄생 200주년이 교차하는 해다. 말러는 2011년 서거 100주기로 이어지기에 국내외 오케스트라에서는 2년 일정으로 그의 교향곡 전곡 연주 계획을 내놓고 있다. 나란히 1810년생인 쇼팽과 슈만을 통해서 낭만주의시대의 음악을 재점검하는 연주회도 쏟아지고 있다.
- ▲ 내년 작곡가 말러 탄생 150주년과 2011년 서거 100주기를 기념해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회에 나서는 서울시향의 지휘자 정명훈(왼쪽)과 작곡가 말러(오른쪽)./서울시향 제공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은 2010~2011년 말러 교향곡 전곡 대장정에 나서겠다고 일찌감치 발표했다. 내년 8월 26일 교향곡 2번 '부활'을 시작으로 미완성 유작으로 남았다가 음악학자 데릭 쿡에 의해 완성된 교향곡 10번(10월 7일, 지휘 제임스 드프리스트), 교향곡 1번 '거인'(11월 3일), 교향곡 3번(12월 30일)으로 이어진다. 2월 4일에는 부지휘자 성시연이 말러의 '대지의 노래'를 지휘한다.
대전시향(지휘 장윤성) 역시 내년 2월 26일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시작으로 4월 9일 교향곡 5번, 12월 30일 교향곡 8번 '천인(千人) 교향곡'으로 이어진다. 부산시향(지휘 리신차오)은 내년 3월 19일 말러 교향곡 5번, 12월 17일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 이들 지역 교향악단은 내년 4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 축제에서도 말러 교향곡을 잇달아 연주할 예정이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지휘 박태영)는 100회 정기 연주회를 맞아 5월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말러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해외 악단의 내한 연주에도 말러는 빠지지 않는다. 버밍엄 시립 교향악단(지휘 안드리스 넬슨스)은 10월 내한 공연에서 말러 교향곡 5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말러 기념'이 오케스트라의 몫이라면 '쇼팽 재조명'은 피아니스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금호아트홀에서는 4월 22일부터 6월 3일까지 7차례에 걸쳐 쇼팽의 주요 곡을 일별한다. 피아니스트 박종화 교수가 피아노 협주곡 1·2번(4월 22일)을 연주하며, 피아니스트 김성훈과 첼리스트 김민지의 첼로 소나타(4월 29일), 피아니스트 허원숙의 마주르카와 즉흥곡(5월 6일), 피아니스트 유영욱의 전주곡(5월 13일),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연습곡(5월 20일), 피터 야블론스키의 녹턴과 피아노 소나타 2·3번(5월 27일), 에드워드 아우어의 발라드(6월 3일)로 계속된다. 금호아트홀에서는 곧이어 6월 24일부터 6차례에 걸쳐 슈만의 실내악과 가곡으로 특집을 열어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두 작곡가를 집중 조명한다.
한편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내년 2월 27일 피아노 독주회에서 쇼팽의 마주르카 가운데 3곡을 들려주며, 서울시향은 내년 6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슈만 페스티벌에서도 슈만의 첼로 협주곡(협연 지안 왕)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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