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머물고 싶었던 순간들

용아龍牙는 멋 있었다

마리안나 2007. 10. 8. 16:28

새벽바람에 어둠이 서서히 날아가고 나무며 능선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산을 좋아하던 어느님이 이곳에 모든것 내려놓고 잠들었다.산꾼들은 이곳을 개구멍 바위라고 부른다네.
 



서서히 사라지는 어둠의 끝자락을 놓으며 여명을 맞는 용의 이빨들.

구름도 그들을 보기위해 뭉게뭉게 몰려오고 있었다.

몇번째 이빨일까 날카로운 잇사이로 조심 또 조심 내려오는 침입자들.


잘 생긴 나무들과 수려한 봉우리들로 그득한 그곳.

겹겹이 비경들이 숨바꼭질 하듯 숨기도 하고 나타나기도 하고...


용아를 더욱 빛나게 하는 고사목들 살아서는 얼마나 더 멋진 모습이었을까.

 단풍나무가 불씨가 되어 서서히 불붙기 시작한 용아.

밤을 꼬박새워 걸어도 기분은 날아갈듯...


바람 등살에 모자를 벗고 두건을 썻더니 ㅎㅎ

갈참나무는 단풍나무 짝사랑 하다 속이 타들어 가고...



용의 이빨은 들쭉날쭉 거기다 덧니까지 견적이 안나온다 ㅋㅋ

이번엔 두건까지 벗기려고 바람이 심술이다.

 

넘어 가야할 이빨들 수물두개나 된다는데...



우영이 순란이 같이 했던 무박 2일 즐거웠다. ^^

 

   용대리에서 백담사로 영시암에서 다시 수렴동까지

어둠을 벗삼아 바람처럼 스쳐가는 13인조 침입자들

여자둘에  남자들, 잠도 설쳐가며 응원하는

계곡물소리 들으며  발걸음도 사뿐사뿐  힘이 솟는다.

새벽세시 잠든 머리와  깨어 있는 눈은

서로를 도와가며, 날카로운 이빨 드러내며 거부하는

용의 어금니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슬금슬금 뒷걸음치는 어둠을 보면서 두려움을 떨치고,

밝은 얼굴로 맞아주는 아침에 용기를 얻어

부딪고 타협하며, 능선 양쪽으로 그득한 비경들에 취해

주저앉아 망용아석이 되고 싶었다.

다시 수렴동계곡으로 내려와 용대리까지 14시간을 걸어 나오며

생각해 본다.

여의주가 되고 싶었지만 충치균만 떨어 뜨리고 온건 아닌지 

용아 그를 만나 밤을 새며 행복했던 만큼 미안한 마음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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