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애린

한계령, 가을 (2008 신춘문예 당선시집)

마리안나 2008. 2. 22. 13:02

                                                               임  채  성

 

 

높새도 이쯤에 와선 가쁜 숨 헐떡인다

겨울로 가는 해가 더딘 걸음 재촉하지만

한 박자 쉬어가고픈, 박한 삶의 나들이

 

여기 들른 사람치고 짐 없는 이 또 있을까

신발끈 고대 풀고 배낭마저 부려보면

버려야 가볍다는 걸 저리도록 알 것 같다

 

더 높이 서기 위해 저마다 산을 오를 때

백두의 곧은 등뼈 타고 오른 초록 숲도

상기된 붉은 낯으로 옛 허물을 벗고 있다

 

하늘은 속을 비워 오히려 가득 차고

설악은 키를 낮춰 비로소 우뚝 솟는

한계령 고갯마루에 쉼표처럼 찍히는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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