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채 성
높새도 이쯤에 와선 가쁜 숨 헐떡인다
겨울로 가는 해가 더딘 걸음 재촉하지만
한 박자 쉬어가고픈, 박한 삶의 나들이
여기 들른 사람치고 짐 없는 이 또 있을까
신발끈 고대 풀고 배낭마저 부려보면
버려야 가볍다는 걸 저리도록 알 것 같다
더 높이 서기 위해 저마다 산을 오를 때
백두의 곧은 등뼈 타고 오른 초록 숲도
상기된 붉은 낯으로 옛 허물을 벗고 있다
하늘은 속을 비워 오히려 가득 차고
설악은 키를 낮춰 비로소 우뚝 솟는
한계령 고갯마루에 쉼표처럼 찍히는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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