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애린

재즈 . 1 < 유 하>

마리안나 2008. 3. 24. 13:26

운명이여, 나를 내버려두게나

즉흥적으로 나 이 세상에 와서

재즈처럼 꼴리는 대로 그렇게 살다가리니

 

난 마음의 불협화음을 사랑하게 됐어

계획되고, 요약 정리될 수 있는 인생이란 애초에 없었던 거야

대체 난 누굴 사랑했던 걸까

연주할 수 있는 상처가 남아 있다는 것,

그게 삶을 끌고 가는 유일한 힘일지도 몰라

 

내 사춘기의 스승은 세운상가였지

태양 아래 새로운 환락은 없다고

소니 티브이 화면의 그 금발 포르노 여배우가 그랬어

말린 지네와 해구신, 그리고 펜트하우스의 거리

욕망한다는 것,

그 자체가 쓰레기의 끝없는 재활용일 뿐이야

 

외설의 대폭발을 겪은 자만이

명상할 자격 있어라?

썩지 않는 몸이란 없겠지, 일상의 신비가 다 걷히면

부패가 결국 삶을 구원할 거예요